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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사방·n번방 피고들, 재판서 감형 받기 쉬워”
n번방 최초 고발 추적단불꽃 멤버 ‘불’
“성착취물 피해자 직접 방청 쉽지 않아
재판부 가해자에 감정이입 가능성 커”
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성 착취물을 제작·유통한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 이상섭 기자

텔레그램 내 성 착취물을 제작하고 유통한 ‘박사방’과 ‘n번방’ 가담자들이 속속 재판에 넘겨지고 있지만 이들이 재판에서 감형받기 쉽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n번방을 최초 고발한 대학생 기자단 ‘추적단 불꽃’은 최근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디지털 성 착취물 피고인 재판에서 피해자가 직접 방청에 참석하기 어렵다 보니 재판부가 가해자에게 감정 이입을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추적단불꽃의 ‘불’(예명)은 “박사방, n번방 공범 재판이 시작되고 피해자들의 변호사와 사건을 담당하는 검사들을 종종 만났다”며 “피해자 대리인과 검사들은 ‘가해자들은 계속해서 수십 장의 반성문을 제출하고 평소 얼마나 불우한 환경에서 자라왔는지, 음란물 중독 등과 같은 정신적 문제로 얼마나 고통받고 있는지를 감정적으로 호소한다’”고 했다. 이어 “‘재판부가 쉽게 형을 결정하지 않겠지만 가해자의 읍소에 아무래도 감정 이입을 할 수밖에 없지 않겠냐’고 (피해자 측이)걱정하더라”고 덧붙였다.

불은 “실제로 지난 7월 n번방과 유사한 수법으로 여성들의 신체 사진, 영상, 개인정보를 8000명 이상 참여한 텔레그램 방에 유포한 20대가 ‘범죄가 초범인 점, 음란물을 탐닉하다 중독된 것으로 억눌린 욕구 풀려고 했다는 점’의 이유로 항소심에서 감형을 받기도 했다”며 “재판부가 피해자들의 고통에 공감하기 보다 피고인들의 이유에 더우 귀를 기울일까 우려된다”고 했다.

이어 “박사방과 n번방 가담자 중 경찰이 아직 잡지 못한 주범이 많아 피해자들은 재유포를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불은 “사건 이후 피해자들과 종종 만나기도 했다. 속사정은 다 알 수는 없지만 잘지낸다고 하신다”며 피해자들의 근황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피해자들이 가장 불안하다고 얘기하는 부분들은 가해자가 재판에 넘겨졌다고 해도 이미 유포한 영상들이 남아 있다는 점이다. 잡히지 않은 공범들이 어디서 재유포를 할지 모르기 때문에 피해자들에게는 아직 끝난 일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추적단불꽃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활발히 활동했던 n번방 가담자들 중 ‘키로이’, ‘똥집튀김’, ‘체스터’ 등의 닉네임으로 활동하던 이들이 아직 잡히지 않았다. 박사방에서는 ‘태양’, ‘사마귀’,‘당나귀’등이 역시 아직 검거되지 않았다.

불은 “이들이 텔레그램을 탈퇴하고 잠적했을 수도 있지만 닉네임을 바꾸고 충분히 활동을 재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경찰은 이달 12일 그동안 신원 추적이 어려웠던 박사방 무료 회원 280여 명을 특정하고 수사를 넓혀 가고 있다.

이에 대해 김영미 대한변호사협회 대변인은 “피고인 재판에 피해자가 직접 방청에 참여해서 진술을 전달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피해자의 대리인이 방청에 참여해 피고인들의 진술을 듣고 피해가 반박하고 싶은 주장을 서면으로 재판부에 전달하거나 별도의 피해자 진술 신청으로 변론 기회를 통해 피고인과 분리된 상태서 발언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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