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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배럿 판사, 대통령 선거 출마해야”
대법관 후보 지명 후 선거 유세서 주장
“뛰어난 법학자, 바이든보다 낫다”극찬
“21일 면접 땐 낙태 합법 판결 논의 안해”
‘낙태 반대’ 배럿 인준시 법원 보수화 관측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별세한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연방대법관의 후임으로 에이미 코니 배럿 제7연방고법 판사를 지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배럿 판사의 소감 발표에 앞서 직접 마이크 위치를 바로잡고 있다. [AP]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고(故)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연방대법관의 후임으로 에이미 코니 배럿(48) 제7연방고법 판사를 지명한 뒤 “배럿 판사와 결코 ‘로 대(對) 웨이드 판결’에 대해 논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판결은 1973년 나온 것으로, 전국적인 낙태 합법화를 가져왔다. 배럿 판사는 낙태에 반대하는 쪽이다.

민주당 등 진보진영과 달리 보수진영은 낙태를 금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배럿 판사가 의회에서 인준까지 통과하고 나면 이전 판결을 뒤집고 낙태가 금지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법관 이념지형이 보수 6대 진보 3으로, 보수 쪽에 절대 우위로 바뀌기 때문이다. 미국 사회에선 첨예한 갈등의 소재가 되는 지점이다.

미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배럿 판사를 대법관 후보로 지명한다고 백악관에서 발표한 뒤 낙태 관련, “판사들 모두에 달렸다”며 이같이 말했다. 기자들이 지난 21일 백악관에서 배럿 판사를 면접했을 때 ‘로 대 웨이드 판결’에 대해 얘기했냐고 물은 데 대한 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이 살펴볼 것이다. 나는 결코 에이미와 논의하지 않았다”며 “논의하기에 적절하지 않은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그들이 결정을 내릴 것이고, 그것이 판사가 할 일”이라고 말했다.

‘로 대 웨이드 판결’은 여성이 임신 후 6개월까지 중절을 선택할 헌법상 권리를 인정했다. 배럿 판사는 2018년 법원이 낙태 후 태아를 화장하거나 묻도록 한 인디애나주 낙태 규정 논란에 대한 재고를 거부하자 보수파 동료와 이의 제기에 나서기도 했다.

당시 이들은 “법원의 어떠한 낙태 결정에도 국가가 아이들의 성(性), 인종 등 속성을 선택하도록 설계된 낙태를 막을 수 없다는 것은 없다”고 주장했다. 낙태에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연방대법관 후보 지명자로 택한 에이미 코니 배럿 제7연방고법 판사와 가족들이 함께 서 있다. [로이터]

배럿 판사는 아이티에서 입양한 2명을 포함해 모두 7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이날 백악관에도 이들 자녀가 모두 참석해 배럿 판사의 지명을 지켜봤다.

배럿 판사는 ‘오바마 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개혁법(ACA·Affordable Care Act)에 반대하고, 반(反)이민정책을 밀어 붙이는 트럼프 행정부를 지지하는 등 진보진영 입장에선 마뜩찮은 소신을 갖고 있는 인물이어서 진영 간 갈등은 더 깊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펜실베이니아주 미들타운에 있는 해리스버그국제공항 선거유세에서 ‘뛰어난 법학자’, ‘바이든(민주당 대선후보)보다 낫다’라는 등 배럿 판사를 극찬, “그녀는 대통령 선거에 출마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진행한 펜실베이니아주 선거유세에서 고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 별세로 공석이 된 자리를 빨리 채우라는 구호가 적힌 글씨가 또렷하다. [로이터]

이어 유세에 참석한 지지자들에게 “그녀는 신이 주신 여러분의 권리와 자유를 보호할 것”이라고 했다.

객석에선 “그 자리를 채워라(fill that seat)”라는 연호가 터져 나왔다. 긴즈버그 대법관이 별세해 공석이 된 대법관 자리를 메우라는 요구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 유세 과정에서 만든 문장으로, 지지들은 이 말이 적힌 티셔츠도 입고 다니는 등 선거 캐치프레이즈로 발전했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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