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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튜브 뒷광고 금지 한달…광고 대놓고 알려도 ‘잘 나가네’ [언박싱]
“더 이상 광고 아닌 척 해도 된다” 대세는 앞광고
개연성·규제 골머리였던 TV보다 만족도 높아
달라스튜디오의 유튜브 예능 '네고왕' [사진출처=달라스튜디오 유튜브 채널]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확실히 (유료 광고 표시) 띄워요! 여기에 빵! 빵!”

음식 가격을 흥정하는 콘셉트의 유튜브 예능 ‘네고왕’의 콘셉트는 ‘앞광고’다. 구독자 79만명을 보유한 네고왕은 유료 광고, 간접 광고(PPL)를 포함한 영상임을 영상 시작 초반에 선전포고하듯 알린다. 하지만 영상 댓글에는 광고를 언급하는 댓글이 없다. 오히려 “○○(브랜드명) 가격 꼭 협상해 달라”는 응원 댓글들이 폭팔적으로 달린다. BBQ를 시작으로 하겐다즈 등 해당 예능이 진행한 할인 이벤트는 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유튜브의 족쇄가 될 줄 알았던 유료 광고 표시 제도가 자리잡으면서 외식, 패션·뷰티업계의 ‘앞광고’ 콘텐츠가 늘고 있다. 소비자 대부분이 콘텐츠에 광고가 들어간다는 걸 인지하고 있음을 활용, 광고임을 솔직하게 밝혀 시청자 거부감은 줄이고 브랜드 노출 비중은 늘리는 식이다.

“더 이상 광고 아닌 척 해도 된다” 대세는 앞광고
최근 H&M 코리아와 협업한 랩퍼 이영지가 출연하는 유튜브 예능 '영지발굴단' [사진출처=영지발굴단 채널]

24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유튜브 내 광고 표시를 시작한 후 협업 콘텐츠가 오히려 더 인기를 끌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예능인 황광희가 출연하는 ‘네고왕’이다. 가장 최근 에피소드에 등장했던 반올림피자는 10일 동안 하루 5000판씩 1만원 할인 행사를 진행해 매일 홈페이지 서버가 다운되는 등 인기를 누렸다. 반올림피자는 할인 행사 진행뿐만 아니라 해당 예능 출연에 대한 비용도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돈내산’ 뒷광고로 한 차례 홍역을 치른 패션업계도 유튜브 예능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랩퍼 이영지가 출연하는 예능 ‘영지발굴단’은 최근 SPA 브랜드 H&M 코리아의 유료 광고가 포함된 콘텐츠를 제작했다. 해당 브랜드 옷은 하루 스타일리스트가 되어본다는 콘셉트의 영상 전반에 걸쳐 등장한다. H&M 코리아 대표도 예능에 등장한다.

이처럼 유료 광고 표시를 시작하면서 유튜브 예능의 한 에피소드 전체를 한 브랜드와의 협업 콘텐츠로 제작하는 게 인기를 끌고 있다. 유튜브 광고를 집행한 경험이 있는 외식업계 관계자는 “계약상 조건이나 계약 과정을 구체적으로 말은 못하지만 중간다리 역할 하는 업체를 통해 제안이 온다”며 “잠깐이 아니라 예능 전반에 자사에 대한 내용이 나와서 그런지 예상보다 광고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개연성·규제 골머리였던 TV보다 만족도 높아

그동안 TV 드라마·예능에서 개연성이 없는 간접광고로 비판을 받았던 업계로서는 유튜브 앞광고 선호를 이어갈 전망이다. 규제가 있는 TV와 달리 유튜브는 비속어 사용이 가능하고 광고 길이에 제한이 없는데다 소비자들의 ‘앞광고’ 거부감도 줄었기 때문이다.

유튜브 예능으로 광고 효과를 크게 본 브랜드도 등장했다. 올해 초 한 드라마에서 과도한 TV 간접광고로 비판을 받았던 BBQ는 ‘네고왕’ 출연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지난 9일까지 한 달간 7000원 할인 행사에 들어갔던 BBQ는 할인 비용을 감수하더라도 마케팅 효과가 컸다고 분석했다. 제너시스 BBQ 관계자는 “자사 앱 가입자 수 증가, 이미지 제고 효과를 고려했을 때 내부에서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말했다.

한 차례 뒷광고 후폭풍이 지나만큼 업계는 유튜브 광고를 이어갈 전망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원래 뒷광고 논란 이전에도 솔직함을 무기로 한 앞광고가 트렌드이긴 했다”며 “이제는 당연히 표시해야 하는 상황이 됐었으니 자연스럽게 콘텐츠에 브랜드를 녹일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binna@heraldcorp.com

*‘언박싱’은 헤럴드경제 컨슈머팀이 취재 현장에서 발굴한 재밌는 현상들을 여러분께 공개(언박싱)하는 코너입니다. 기사를 통해 기다렸던 택배를 언박싱할 때처럼 즐겁고 짜릿한 경험을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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