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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등 선구자’ 미 대법관 별세…후임 놓고 정치권 격랑
‘진보 아이콘’ 긴즈버그 암 합병증으로
“새 대통령 취임 때까진 내가…”유언
대법원 애도 인파,백악관·의회 조기
대법원 성향 보수냐 진보냐 중대 사안
트럼프 “법의 거인을 잃었다” 애도 성명
공화 “트럼프의 후보자로 표결할 것”
바이든 “새 대통령이 후임 선택해야”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미국 연방대법관이 18일(현지시간) 별세한 가운데 워싱턴포스트가 '평등에 헌신한 개척자’라는 평가를 제목으로 뽑고 그의 일생과 업적, 후임자를 놓고 정치권이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는 점 등을 대대적으로 다뤘다. 다른 언론도 이 소식을 주요하게 보도했다.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미국 진보진영의 ‘아이콘’이자 여성인권의 대변자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연방대법관이 18일(현지시간) 암으로 인한 합병증 탓에 결국 눈을 감았다. 향년 87세.

연방대법원은 이날 성명을 내고 긴즈버그 대법관이 췌장암 전이에 따른 합병증으로 워싱턴 자택에서 별세했다고 밝혔다.

주요 언론과 유력 인사들은 긴즈버그 대법관을 강직한 여성으로 표현, 국가의 큰 슬픔이라고 애도하고 있다. 백악관과 의회엔 조기가 걸렸다. 대법원 앞엔 긴즈버그 대법관의 별세를 애도하는 사람들이 대거 모여 헌화 등을 하며 고인을 추모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1993년 대법관에 지명해 27년간 대법원의 대표적인 진보성향 판사로 자리를 지켰던 고인의 위상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이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함께 서 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1993년 긴즈버그를 대법관에 지명했다. [AP]

최고령 연방대법관인 긴즈버그 대법관의 건강상태는 초미의 관심이었다. 복귀가 불가능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긴즈버그 대법관을 대신할 후임자를 임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법원 구성 현황을 보면 보수 5명, 진보 4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보수 성향의 대법관을 임명하면 대법원의 정치 성향이 보수 쪽으로 기울게 돼 각종 정책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대법관 후보자 20명의 명단을 발표하기도 했다. 측근 상원 의원도 포함돼 있었다.

미 공영라디오 NPR에 따르면 긴즈버그 대법관은 “내 가장 열렬한 희망은 새로운 대통령이 취임할 때까지 내가 교체되지 않는 것”이라는 말을 유언격으로 남겼다.

긴즈버그 대법관은 최근까지도 “나는 내가 일을 충분히 할 수 있는 한 법원 구성원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해왔다.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 [로이터]

그는 2009년 췌장암 수술을 받은 뒤 2018년 폐암으로 또 수술을 받았다. 올 초에도 간에서 암 병변이 발견돼 항암 치료를 받는 중이었다.

정치권·언론의 관심은 트럼프 대통령이 긴즈버그 대법관의 공석을 곧바로 채울 것이냐에 쏠린다. 무엇보다 대선이 50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대법관 자리를 채우려는 움직임을 보이면 선거 판세가 급격히 요동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네소타에서 선거유세를 진행 중이어서 긴즈버그 대법관의 별세 소식을 곧바로 파악하지 못했다. 이후 “법의 거인을 잃었다”고 애도하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미네소타 연설에선 “테드 크루즈(상원의원)를 대법관의 사람 가운데 한 명으로 넣었다. 왜 그런지 아는가”라며 “테드가 상원에서 100표를 받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기 때문”이라고 농담삼아 말했다. 후임 대법관의 인준 청문회까지 염두에 둔 발언이었다.

미국 백악관 건물에 18일(현지시간)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연방대법관의 별세를 애도하는 의미로 조기가 걸렸다.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 트위터]

당장 공화당의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는 “긴즈버그를 대체할 트럼프 대통령의 대법관 후보자를 놓고 상원에서 표결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진보진영인 민주당은 단단히 경계하고 있다. 조 바이든 대선 후보는 기자들에게 “의심할 여지없이 확실히 하겠다”며 “유권자가 대통령을 뽑고, 대통령은 상원이 검토할 법관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긴즈버그 대법관의 후임은 새 대통령이 골라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당의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도 “미국인은 차기 대법관 선택에 관해 목소리를 내야 한다”면서 “새로운 대통령을 갖기 전까진 공석은 채워져서 안 된다”고 강조했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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