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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학개미’ 울리는 공매도 보고서…“넌 누구냐”
시트론·힌덴버그, ‘의혹제기’에
나녹스·니콜라 주가급락
정보 맞는 경우 적고 시장만 흔들어
대부분 개인만 피해…투자 신중해야

미국 행동주의 공매도 투자자들의 리포트가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유망 기업이던 니콜라, 나녹스 등이 표적이 됐고, 이 기업들에 투자한 서학개미의 손실도 커지고 있다. 공매도 투자자의 리포트가 기업 비리나 부정을 적발하는 의미도 있지만, ‘아니면 말고’식의 리포트로 수익만 챙기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비난도 끊이지 않고 있다.

1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유망 의료기기 회사 나녹스와 미국 수소 전기차 스타트업 니콜라가 각각 공매도 투자자 시트론과 힌덴버그 리서치의 공격으로 주가가 급락했다. 나녹스에는 SK텔레콤이, 니콜라에는 한화종합화학이 지분을 투자했고, 두 종목 모두 국내 투자자들이 많이 산 미국 주식 10위 안에 들어가 있다.

최근까지만 해도 주가가 급등하던 이들 주식은 시트론이 ‘나녹스가 특허는커녕 시제품도 없다’는 리포트를, 힌데버그 리서치가 ‘니콜라가 아무 기술과 설비를 보유하지 않은 사기꾼’이라는 리포트를 내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시트론과 힌덴버그 리서치는 리서치와 투자를 동시에 하는 대표적인 공매도 리서치 회사다. 주가가 하락해야 수익이 극대화되는 구조여서, 주가가 급등한 성장주를 찾아 이같은 리포트를 발간하는 방식을 활용한다.

문제는 리포트의 사실 증명과 관계없이 리포트 발간만으로도 일시적인 주가 하락은 피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다행히 리포트 내용과 달리 성장을 지속해 주가가 회복된 사례가 약 90%라고 업계는 설명했다.

시트론은 2017년 10월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 쇼피파이의 성장세가 의심된다는 리포트를 내며 목표주가를 60달러로 제시했다. 이로 인해 120달러까지 올랐던 주식은 순식간에 90달러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이후 실적 증가를 이어가며 현재 주가는 930달러까지 상승했다.

시트론은 2015년 9월에는 자율주행 솔루션 기업 모빌아이가 연구개발 비용이 현저히 적고, 기술의 실체가 없다며 25달러인 주가가 10달러로 폭락하고, 파멸을 맞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2017년 인텔이 주당 63달러, 총 153억달러에 인수해 현재는 인텔의 자회사다.

힌덴버그 리서치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9월 세계적 연료전지 제조사 블룸에너지가 기술력이 의심되고 미공개 부채가 22억달러에 이르러 곧 파산할 것이라고 했다. 당시 13달러 수준이던 주가는 3달러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올 6월 삼성중공업과 기술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하는 등 정상경영중이다.

특히, 이들은 발간 리포트에 대해 책임을 회피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둬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만 커지고 있다. 실제로 시트론은 리포트에 ‘법적 책임은 없으며 전적으로 투자자의 판단에 맡긴다’는 문구를 넣어뒀고, 홈페이지에는 ‘누가 완벽하게 예측할 수 있느냐’는 표현을 게시해뒀다.

전문가들은 공매도 리포트의 긍정적 요인도 있지만, 의혹제기 수준의 정보가 시장을 뒤흔드는 부작용도 크다고 지적했다. 결국 나녹스·니콜라 역시 현재 주가가 부진한 상황이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크게 우려할 사안이 아니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장문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니콜라가 실체가 없는 회사와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게 아니라는 점을 정확하게 평가해야 한다”며 “니콜라의 펀더멘탈을 확인하기까진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연합을 맺고 있는 GM 등의 회사들이 펀더멘털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성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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