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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 설] 투자 100% 본인 책임이지만, 지나친 ‘빚투’는 자제해야

빚내서 주식에 투자하는 ‘빚투’ 열풍이 위험수위에 다다르고 있다. 주식투자를 위해 증권사에서 돈을 빌리는 신용융자 잔액은 11일 기준 17조3379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빚투가 급증하자 증권사들이 신용융자를 속속 중단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지난 7월에 이어 16일부터 또다시 신용융자 매수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다른 증권사도 증권 담보대출이나 신규 신용융자 매수를 중단하거나 막기 시작했다. 신용공여가 한도에 차고 있는 데다, 증권사 스스로도 지나친 수준이라 생각해 사전대응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신용융자 급증뿐 아니라 지난달에 이어 이번달에도 폭증세를 보이는 은행권 신용대출도 빚투와 무관치 않다. 이나 저나 빚투가 걱정스러워지는 대목이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급락했던 증시가 빠르게 회복하자 빚투는 이제 더 이상 낯설지 않을 정도로 증시에 돈이 몰리고 있다. 주식에서 재미를 본 사람이 늘자 ‘동학개미’에 이어 국내주식은 물론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직장인이나 2030세대까지 빚투광풍이 불고 있다.

주식시장은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에서 보듯 언제든 큰 폭의 조정이 일어날 수 있는 시장이다. 지난 3일 뉴욕증시에서 나스닥지수가 하루 만에 5% 급락하자 강세장에서 갑자기 증시가 붕괴하는 ‘민스크 모멘트’가 오고 있다는 경고가 나온 바 있다.

냉정하게 펀더멘털만 따져보면 지금 주가 수준을 이해하기 어렵다. 코로나19발 대형악재가 터질 가능성이 늘 있다. 기업실적 역시 매우 안 좋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분기 기업 매출액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1% 급감해 통계 작성 이후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투자는 투자자 본인이 100% 책임지는 게 당연하다.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본다고 해도 본인이 알아서 할 일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빚을 끌어들가면서 투자에 나섰다가 손실폭이 커진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빚을 낸 투자자들이 한방을 노려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종목에 집중 투자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파장이 간단치 않을 수 있어 걱정이다.

증시가 좋을 때면 모르지만 주가가 급락이라도 한다면 빚투는 투자자들의 피해는 물론 시장 자체에 큰혼란을 불러 올 수 있다. 집에 대한 투자도 막힌 판에 주식 말고 방법이 없다는 말도 일리는 있다. 하지만 빚까지 내가면서 투자를 할 때인지는 투자자 본인이 꼼꼼히 생각해봐야 하고, 증권사와 금융당국도 지나친 빚투를 조일 시스템을 가동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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