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만한” 민주당의 막말 퍼레이드…뒷감당은 국민들 몫?
-부동산·병역·대북문제·성 등 막말 범위도 광범위
-지지층 이탈 넘어 국민 감정까지 자극...외교문제 비화도

[헤럴드경제=최정호·김용재·홍승희 기자]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연이은 말 실수가 논란이 되고 있다. 병역과 외교·대북문제·부동산·성추행까지 말 실수 또는 막말의 범위도 다양하다. 사태를 진정시키겠다던 민주당 의원들의 발언이 새로운 의혹의 도화선이 되거나, 심지어 외교 문제로까지 비화하는 등 막말의 댓가도 여당 지지층은 물론 국민들까지 감당하기 힘든 정도가 됐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1일 오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복무 논란 국면에서 민주당 의원들의 말은 사태를 더욱 꼬이게 만들었다. ‘오해를 풀겠다’며 추 장관측을 옹호하고 나섰지만, 잘못된 비유나 표현으로 오히려 스스로를 궁지로 몰아넣고 있는 셈이다.

추 장관 관련 논란의 불씨에 말로 기름을 부은 것은 추 장관 본인이다. 아들 병역 관련 의혹이 불거지기 시작한 7월 국회에서 추 장관은 의들의 질의에 “소설 쓰시네”라는 답변으로 야당의 전투력을 배가시켰다. 여당 의원들조차 “적절하지 않은 답변”이라며 아쉬워할 정도다.

추 장관을 옹호하겠다며 나선 민주당 의원들의 말은 일반 여론까지 자극했다. “카투샤가 편안 보직”이라고 말한 우상호 의원은 전현직 카투샤 출신 남성들의 집단 항의에 사과로 이어졌지만, 20대 남성의 민주당 지지율은 리얼미터 여론조사 기준 불과 1주일만에 10%포인트까지 하락했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전 최고위원이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

잘못된 변명이 스스로를 공격하게 만드는 빌미가 된 어이없는 발언도 나왔다. 김남국 의원은 야당의 공세에 “국민의힘 당에 군대를 안 다녀오신 분들이 많아서 그런 것으로 간주하겠다”고 의기양양하게 발언했지만 민주당 의원들과 그 자녀들의 높은 병역 면제율만 부각시켰다.

“장관 부부가 오죽하면 민원을 했겠냐”, “아예 연락을 두절하고 부모 자식 간 관계도 단절하고 살아야 하는지” 등의 감성을 자극하고자 했던 설훈, 장경태 의원의 말도 “나도 전화로 휴가를 연장해야겠다”는 젊은이들의 비아냥만 들어야 했다.

민주당의 문제 발언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특히 176석이라는 거대 여당을 만들어준 지난 총선 이후, 부동산·성추행·개성공단 등 각종 이슈마다 어김없이 ‘막말’ 논란에 휩싸였다. 우리 국민의 혈세로 만든 개성공단 건물을 일방적으로 폭파시킨 북한을 향해 “대포로 안 폭파한게 어디냐”는 송영길 의원의 발언, 부동산 문제 토론 직후 “그렇게 해도 안 떨어진다. 부동산이 뭐 이게 어제 오늘 일입니까”라던 진성준 의원의 발언 등이 대표적이다.

당 지도부의 발언도 수시로 도마에 올랐다. 이해찬 전 대표는 수도이전 문제를 논하면서 서울을 “천박한 도시”로 표현했다 해명에 나섰다. 초선이지만 청와대 출신인 윤영찬 의원은 본회의 중 보좌관에게 보낸 문자로 ‘갑질’·‘언론 조작’ 의혹의 대상이 되며 지도부로부터 경고를 받았다.

심지어 성추행 의혹과 관련 지나친 감싸기는 민주당의 핵심 지지층인 젊은 여성들의 반발을 부르기도 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폭로 직후 이해찬 당시 당 대표와 남인순 최고위원이 사용한 “피해 호소인”이라는 표현은 민주당의 성 의식 한계와 제식구 감싸기의 문제를 드러내는 사례로 지금까지도 거론된다. “친한 남자끼리 엉덩이도 치고 그런다”는 송영길 의원의 발언은 뉴질랜드와 외교 문제로까지 번지기도 했다.

이 같은 민주당의 연이은 말 논란과 관련 전문가들은 ‘176석이라는 유례없는 쏠림이 만든 오만함’으로 요약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인구가 많은 곳에서 교통사고도 많이 발생하는 것처럼 , 숫자가 많다보니 사고칠 가능성도 높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실장은 “여당 의원들이 자기가 뭘 해야할지를 모르는 것 같다”며 “지역구 유권자 접촉도 코로나19로 쉽지 않고, 또 상임위별 이슈도 부각되지 않으면서, 붕 떠버린 상태에서 정쟁에 과몰입하고, 과한 말이 쏟아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일하는 국회’라는 스스로 내건 슬로건을 스스로 지키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종근 시사평론가도 민주당이 야당과 언론을 정적으로 삼고 있는 잘못된 인식과 구도를 지적했다. 이 평론가는 “야당이나 언론은 여당을 견제하는 역활”이라며 “자신들을 견제하는 것에 막말을 쏟아붓는다는 것은 두렵지 않다는 말”이라고 분석했다.

이 평론가는 “대선을 이기면 총선에서 견제를 하고, 총선에서 이기면 대선에서 견제를 받는 크로스 체크가 작동하지 않고 있다”며 “무조건 다 몰아주다보니 겸손할 이유가 없는 초유의 정당이 나온 것”이라고 비판했다.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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