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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길용의 화식열전] 중앙은행의 변화…아직 남은 3가지 숙제
금리통제 YCC 도입여부
일자리 언택트 극복여부
좀비기업 구조조정 여부
성장·내구소비재株 주목

[헤럴드경제=홍길용 기자] 중국 춘추시대와 전국시대를 나누는 정치적인 기준은 진(晉)이 조・위・한(趙魏韓) 3국으로 나뉜 때다. 사상적인 기준은 공자(孔子)가 춘추(春秋) 집필을 마친 때다. 이 책의 마지막이 획린(獲麟)이다. 공자는 상서러운 동물인 기린을 알아보지 못해 잡아죽이는 참혹한 현실을 한탄하며 붓을 꺾는다. 전국시대에는 춘추시대와 비교해 전쟁의 규모도 커지고 수 십 만 명을 생매장하는 대량살상도 이뤄진다.

경제에도 변곡점이 있다. 톱다운(Top-down) 방식의 접근이 필요한 이유다. 큰 흐름을 읽어야 실물경제의 움직임에 효율적인 투자전략을 세우기 쉽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를 시작으로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정책목표에 대전환이 시작됐다. 물가안정 보다는 경기부양에 무게를 두는 변화다. 초저금리가 아주 상당기간 유지되고, 중앙은행의 돈 풀기가 계속될 것이란 뜻이다.

▶‘금리통제’ 어떻게…YCC도입?=물가담당 기관이던 중앙은행이 고삐를 느슨하게 잡으면 물가가 고개를 드는 게 당연하다. 국채수익률(yield) 상승이다. 양적완화에다 코로나19 지원을 위해 빌려준 돈이 천문학적이다. 경기가 확실히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가 오르면 이자부담이 커져 연쇄부도로 이어질 수 있다. 금리를 누르려면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더 떨어뜨리거나 시장에서 채권을 사들여 가격(rate)을 높여야 한다. 미국은 유럽과 일본이 도입한 마이너스 기준금리는 도입하지 않을 방침이다. 그렇다면 채권을 사들여 금리를 조절해야 한다. ‘수익률 통제(Yield Curve Controle)’다. 연준은 도 제도를 검토 중인데 결국 도입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YCC가 도입되면 양적완화의 상시화다.

▶언택트시대…돈이 일자리 늘릴까?=중앙은행 통화정책의 오랜 기준이었던 필립스곡선(phillips curve)은 실업률이 낮아지면 물가가 오르는 상관관계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실업률은 역대 최저까지 떨어졌지만 물가상승률은 중앙은행 목표인 2%를 좀처럼 넘지 못했다. 유가 등 원자재 가격하락 영향도 크지만 에다 고임금 보다 저임금 일자리가 늘어난 이유가 결정적이다. 돈 값이 싸니 저임금・임시직 중심으로만 고용이 늘었다. 모바일 혁신으로 전문직은 단위노동당 생산효율이 획기적으로 개선되며 일자리는 제자리 걸음인데 임금만 더 높아졌다. 각국 정부가 임금인상을 독려하고 최저임금 상승을 추진했던 이유다. 연준의 탄력물가제는 고용촉진을 위해 물가가 웬만큼 올라도 금리를 더 올리지 않겠다는 뜻이다. 코로나19로 비대면이 확산되면서 이른바 무인・자동화가 떠 빨라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돈을 푼다고 양질의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라고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금융지원 무임승차 ‘좀비기업’ 솎아낼까=YCC는 장기국채를 대상으로 한다. 지난 3월엔 워낙 다급해 중앙은행이 민간채권까지 일부 매입했지만 앞으로는 쉽지 않다. 단기국채나 회사채 등의 금리는 다르게 움직일 수 있다는 뜻이다. 최근 번 돈으로 이자도 감당 못하는 ‘좀비기업’에 대한 우려가 높다. 좀비기업이 코로나19 금융지원에 기대 연명해 미래 부실 우려를 더 키운다는 목소리다.

지금의 초저금리가 상당기간 유지되겠지만, 그렇다고 영원할 수는 없다. 비정상적인 0금리가 계속되면 현대 경제의 핵심인 금리가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 언젠가는 금리 정상화가 이뤄져야 한다.차주들의 체력이 튼튼해져야 경기개선으로 금리를 올릴 때 이자를 감당할 수 있다. 기업의 옥석 가리기가 시장에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변수는 정치다. 포퓰리즘 정책이 ‘옥석 분류’를 늦출 수 있다.

▶성장주·내구소비재 주목…채권보다 금=미래 성장산업을 중심으로 한 유동성 장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다만 단기급등에 따른 밸류에이션 부담도 점차 높아질 수 있어 포스트 코로나 수혜테마에 한해 일부 순환매가 나타날 수 있다. 초저금리 장기화에 따른 수혜주로는 건설 분야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초저금리는 차입을 통한 주택구입 부담을 줄인다. 미국에서는 재택근무가 늘면서 주거환경 개선수요가 늘고 있다.

비대면 생활환경이 보편화되면서 자동차와 가전 등 고가 내구재 수요도 견조할 수 있다. 최근 증시에서 돈을 번 개인투자자들이 적지 않다. 내구제는 할부구매가 많은데 저금리가 유리하다.

반면 채권은 철저한 차별화가 필요해 보인다. 국채는 YCC 대상으로 유력한 10년 이상 장기물은 수익률과 가격 측면에서 큰 매력이 없어 보인다. 단기채권은 인플레 지표에 반응해 가격이 하락할 수 있지만 수익률(yield)은 높아질 수 있다. 회사채는 발행사 펀더멘털에 따른 옥석 가리기가 중요하다.

금은 기본적으로 인플레 헤지 자산이다. 보유기간 중 이자 현금흐름이 발생하지 않는다. 채권금리가 낮은 상태에서 유리하다. 경기가 개선되면서 물가가 오른다면 금 보다는 일반 원자재가 유리하다.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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