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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 설] 재난지원금 효과 반짝 분배개선…앞으로가 더 걱정

통계청이 20일 발표한 ‘2분기 가계 동향’은 안도감과 불안감을 동시에 가져온다. “그나마 다행”이지만 “앞으로가 큰일”이기 때문이다.

지난 2분기에 1분위(소득 하위 20%) 저소득층의 월평균 소득은 177만7000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8.9% 증가했다. 반면 5분위(소득 상위 20%) 고소득층의 소득은 1003만8000원으로 2.6% 늘었다. 이에 따라 이들 가구의 5분위 배율은 4.23배로 작년 같은 기간의 4.58배보다 0.35배 낮아졌다. 소득 격차가 줄었다는 것이고 분배가 개선됐다는 의미다.

정부는 “과감하고 신속한 정책 대응이 분배개선에 크게 기여했다”고 반색했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가슴을 쓸어내릴 일이지 손뼉칠 일은 아니다. 자랑할 일은 더욱 아니다. 내용은 나아진 게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현실은 그야말로 겉 다르고 속 다르다.

사실 코로나19의 경제 재난 상황에서 분배의 개선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그게 가능했던 건 5월에 14조원 넘게 뿌려진 재난지원금 덕분이다. 전국민에게 똑같이 지급했으니 저소득층에 효과가 더 큰게 당연한 일이다. 재난지원금은 이전소득에 포함된다. 1분위의 2분기 이전소득은 100만원에 육박한다. 전체 월평균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절반을 넘는다. 소득 가운데 직접 번 돈보다 국가로부터 받은 용돈이 더 많았다는 얘기다.

그걸 빼고 나면 분배 사정은 2분기에 오히려 더 나빠졌다. 저소득층 1분위의 ‘근로소득’은 불과 48만5000원이다. 작년 동기 대비 18%나 줄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일감이 크게 줄어 직격탄을 맞은 때문이다. 반면 5분위 고소득층의 근로소득은 690만2000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4% 줄었다. 코로나 충격이 훨씬 덜했던 것이다.

문제는 앞으로다. 최근 코로나 사태의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확진자는 급증 추세고 경제는 다시 얼어붙을 가능성이 높다. 이미 실업자 수와 실업급여는 매달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고용유지지원금도 바닥나기 일보직전이다.

그런데도 이제 재정으로 버틸 여력은 없다. 다시 또 추경을 거론하기도 어렵다. 기적의 묘약은 없다. 3분기 반짝 효과에대한 기대는커녕 다시 소득 격차 확대를 걱정해야 할 상황이다. 그렇다 해도 조바심은 금물이다. 방역 경계심을 느슨하게 만드는 섣부른 할인쿠폰형 내수경기 진작책도 안 된다.

주어진 한계내에서 3차 추경 신속 집행을 비롯해 시장소득 회복을 위해 정부가 할 수 있는 정책 역량을 다하는 길뿐이다. 그래야 성과가 크지 않더라도 비난받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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