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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 설] 초유의 국가위기인데…靑·여야회동 불발 네탓 할 때인가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대표 회동 불발을 둘러싼 청와대와 미래통합당 간 공방이 볼썽사납다. 지금 대한민국은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위기 상태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민생과 경제는 파탄 직전이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집값 때문에 집없는 서민과 청년들의 박탈감은 최고조에 이르렀다. 여기에 사상 최악의 수해까지 덮쳐 국민의 시름과 한숨은 더 깊어지고 있다. 이 와중에 2차 대유행이 예고될 정도로 코로나19는 다시 기승이다. 국가가 가진 역량을 총동원해도 헤쳐나가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판에 국난 극복의 중심이 돼야 할 청와대와 제1야당이 네 탓 공방이나 벌이고 있으니 참으로 딱하고 한심할 뿐이다.

내 탓 네 탓 할 것 없이 회담 무산의 책임은 청와대와 통합당 모두에 있다. 우선 청와대는 더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였어야 했다. 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은 김종인 통합당 비대위원장을 예방한 자리에서 문 대통령과 여야 정당 대표 대화를 제안했다고 한다. 하지만 통합당이 응하지 않아 무산됐다는 게 최 수석이 기자회견을 통해 밝힌 내용이다.

그런데 통합당은 공식적으로 회담을 제안받은 바 없다는 것이다. 통합당 측 표현을 빌리자면 “빈말로 지나가듯 툭 던진 것”이라고 한다. 그러니 응하고 말고 할 것도 없었다는 얘기다. 누구 말이 맞는지 알 수는 없지만 적어도 회동 제안이 형식과 절차를 갖추지 못한 건 분명해 보인다. 청와대의 진정성이 부족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청와대의 제안을 놓고 정치적 유불리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통합당의 자세도 문제는 있다. 국가 위기 상황에서의 청와대 여야 회동은 ‘국면전환을 위한 쇼’라거나 ‘팔 비트는 회담’이라고 치부할 일이 아니다. 설령 회담을 제안하는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다 하더라도 일단 대화 자체는 응하는 게 맞다. 통합당이 수권 정당을 자처한다면 이런 자리에서 국난을 벗어날 방안을 제시하고 함께 정부 여당과 논의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 제안 절차와 형식에 문제가 있었다면 그건 별로도 강력히 항의하고 사과를 요구하면 될 일이다.

이제라도 청와대 여야 대표 회담은 성사돼야 한다. 청와대는 “대화의 문은 언제나 열려 있다”고만 할 게 아니라 진정성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야당을 설득해야 한다. 통합당도 당리당략보다는 국익이 먼저 생각하는 성숙하고 의연한 자세를 보일 때다. 지금 가장 절실한 것은 민생의 안정이다. 국가 방역 시스템을 재점검하고 수해 복구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청와대 회동을 통해 그 원동력을 만들어내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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