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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D프린터로 ‘나노 디스플레이’ 만든다…8K QLED보다 해상도 50배↑
- 전기硏, 세계 최초 620 나노미터급 화소 풀컬러로 구현
- 필름에 직접 인쇄해 웨어러블·롤러블에도 적용 가능
- 3D프린팅 소재부터 원천기술, 장비까지 독자 개발 성공
3D프린팅 풀컬러(적색, 녹색, 청색) 퀀텀닷 잉크.[한국전기연구원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최근 TV와 스마트폰 등 각종 전자제품의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전 세계적인 초고해상도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의 핵심 키워드인 ‘가상현실’은 더 높은 수준의 영상 화질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 국내 연구진이 3D프린팅 기법을 이용해 압도적인 해상도를 자랑하는 ‘나노 디스플레이’를 제작할 수 있는 원천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한국전기연구원은 나노융합연구센터 표재연·설승권 박사팀이 3D프린터를 활용, 나노미터급 화소를 갖는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제조할 수 있는 ‘나노포토닉 3D프린팅 기술’을 세계최초로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이 기술의 핵심은 디스플레이 패널의 ‘퀀텀닷(Quantum dot, 양자점)’ 화소를 3차원 구조로 인쇄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퀀텀닷은 빛이나 전기 자극을 받으면 다양한 색상의 빛을 발생시킬 수 있는 나노입자로 색 순도와 안정성이 높아 TV, 스마트폰, 태블릿 등 다양한 전자제품의 디스플레이용 발광재료로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다.

현재 디스플레이 제조공법에서는 퀀텀닷을 얇게 도포하는 방식으로 화소(픽셀)를 제작하고 있다. 흔히 해상도가 높다는 말은 한 화면 안에 화소의 수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화소가 고밀도로 많이 모여 있으면 그만큼 영상이나 사진이 정밀하다는 뜻이고 더 섬세하게 표현된다.

이를 위해 많은 업체들이 화소의 개수를 늘리기 위해 화소의 크기를 줄여 해상도를 높이려고 하지만 줄어진 크기만큼 발생하는 빛의 밝기가 제한되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화소를 얇은 막이 아닌 3차원 구조로 제작하면 높은 해상도에도 필요한 밝기의 빛을 확보할 수 있겠다는 점에 착안, 3D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폭 620나노미터, 높이 1만 나노미터 수준의 화소를 제작했다. 기존 2차원이 아닌 3차원 구조의 화소 제작을 통해 빛의 밝기 제한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그 결과 기존 얇은 막 대비 2배 이상의 밝기를 적색, 녹색, 청색 등 풀컬러로 구현할 수 있었다.

이 기술은 5600PPI를 구현, 8K QLED TV(100PPI), 노트북(200PPI), 스마트폰(800PPI)의 수준을 압도적으로 뛰어넘는 것은 물론, 현재 상용기술의 한계수준인 1000PPI 보다도 5배 이상 높은 해상도를 보여줬다. 이 3D프린팅 기술을 응용하면 ▷초고밀도 데이터 저장매체 ▷3차원 구조 초고해상도 암호 패턴을 이용한 위조방지 기술 ▷카메라 센서 ▷생명공학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

특히 유연 기판재료인 폴리이미드와 PET 필름에도 직접 인쇄가 가능해 웨어러블 및 롤러블 장치에도 적용할 수 있다.

3D프린팅 기술을 개발한 전기연 연구팀. 왼쪽부터 배종천 석사과정, 표재연 박사, 설승권 박사.[한국전기연구원 제공]

표재연 박사는 “3D프린팅 기술을 디스플레이 산업에 적용한 사례는 전 세계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며 “흔히 외산 장비에 의존하는 3D프린팅 연구와는 달리, KERI의 기술은 3D프린팅 소재부터 원천기술 및 장비까지 ‘통합 솔루션’을 개발한 완전한 기술독립의 실현”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화학회가 발행하는 SCI급 국제학술지 ‘ACS Nano’에 게재됐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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