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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도’ 이정현, 모성애때문에 생긴 엄청난 전투력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영화 ‘반도’가 코로나 시대에도 흥행돌풍을 만들어가고 있다. 지난달 15일 개봉한 ‘반도‘는 350만 관객을 돌파하며 식지 않는 열기를 보여주고 있다.

‘반도’는 ‘부산행’ 그 후 4년, 폐허가 된 땅에 남겨진 자들이 벌이는 최후의 사투를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다. 연상호 감독은 “이성이 무너진 세상, 야만성이 지배하는 세상에서의 삶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야만성이 내재돼 있는 세계에 살고있는 다양한 인물들을 통해 인간적이라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영화에서 이정현(40)은 폐허가 된 땅에서 악착같이 살아남아 들개가 된 생존자 민정 역을 맡아 큰 활약을 펼친다. 이정현은 준이(이레 분), 유진(이예원) 등 어린 가족을 좀비와, 좀비보다 더 위협적인 631부대의 습격으로부터 지키고 반도를 탈출하기 위해 사투를 벌인다. 이정현의 준이도 생존하기 위해 좀비를 자유자재로 따돌리는 뛰어난 운전솜씨로 정석(강동원)을 구한다.

“우선 영화 상영이 코로나로 중단되는 듯 싶었지만 다시 활기를 띠게돼 다행이다. 나도 영화를 못 찍는 줄 알았다. 손익분기점까지 넘기게 돼 감사하다. 아직은 걱정스럽기는 하지만 방역을 철저히 하고 본다면 안전한 것 같다.”

이정현은 “‘반도’는 즐거운 오락영화, 여름에 가족 친구 단위로 볼만한 영화”라면서 “일반관람 외에 특수관, 4DX로 보면 더 좋다. 좋은 추억으로 남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정현이 맡은 민정은 폐허가 된 도시에서 살아남은 엄마다. 모성애때문에 생긴 전투력이 엄청나다.

“아이들과 탈출하는 강인한 캐릭터라는 점이 시나리오를 볼때부터 끌렸다. 자식 있는 어머니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좀비로 가득차고 군부대와 한정된 공간에서 같이 사는 그런 상황이라면 모든 엄마가 민정처럼 전투력을 발휘할 것이다. 나의 모든 답은 모성애로 인한 전투력이다. 아이 설정이 없었다면 강해지지 않았을 것이다.”

이정현은 원래 좀비 영화를 좋아한다고 했다. ‘부산행’의 좀비가 좀비가 된 직전과 직후의 모습이라면, ‘반도’의 좀비는 4년이 흐르면서 진화되고 변화됐다. 그는 “우리 좀비는 ‘부산행’때보다 관절이 좀 더 심하게 비틀어져 있다. 좀비를 좋아해 촬영장에 1시간 먼저 가 분장하는 걸 봤는데 신기했다”고 말했다.

이정현은 “촬영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생각하고 나갔다. 카 체이싱은 도로를 막고 할 줄 알았는데, 연상호 감독이 1년전부터 그린벨트로 CG를 다 해놓고, 나에게는 큰 에너지 소모 없이 한번만에 찍게해주셨다. 안전 사고 위험도 없었다”면서 “종말적인 분위기가 한국 영화에서 어떻게 재현될 것인가가 궁금했다. CG로 작업한 걸 보고 놀랐다. 전부터 연상호 감독의 팬이었는데, 이번에 함께 작업을 해보며 새삼 놀랐다. 연상호 감독은 친구같은 따뜻한 멘토다”고 전했다. 이어 “카 체이싱을 어린 준이가 잘해주었고, 유진도 너무 잘했다. 요즘 아역들이 대단하다. 엄마 하면서 따라다니면서 천진난만 하게 있다가 ‘슛’ 들어가면 너무 잘했다”고 덧붙였다.

이정현 역시 아역 출신 배우다. 그는 “‘꽃잎’(1996년) 찍을 때만 해도 필름 시대여서 현장에서 NG가 나면 난리가 났다. 감독이 무서웠다. 그때는 무한대로 기다리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은 12시간 안에 촬영을 끝내야 한다. 촬영과 편집 등 기술력 발전을 보고 놀랐다”고 했다.

이정현은 가수이기도 하다. 인터넷에서는 ‘탑골 레이디 가가’로 불린다. “가수로 은퇴한 것은 아니고, 구체적이지는 않지만 준비하고 있다. 댓글을 보기도 하는데, 뒤늦게 주목 받고 어린 팬이 생겨 좋다”고 했다.

이정현은 편의점 신상 서바이벌 프로그램인 KBS ‘편스토랑’에서는 능숙한 요리솜씨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어릴때 대가족이었다. 엄마가 예전부터 음식을 해 20여명의 친지들을 불러 식사하는 걸 좋아하셨다. 김장도 많이 해서 나눠주고. 어릴 때는 이해가 안됐는데, 내가 나이 들어보니까, 맛 있는 음식을 만들어 친구를 불러 수다 떠는 게 행복인 걸 알았다. 정상에서 내려오기를 반복하면서 정서적으로 힘들었는데, 이 스트레스 해소책이 요리였다. 엄마랑 ‘한국인의 밥상’과 음식다큐 보는게 낙이었다. ‘편스토랑’은 그런 모습이 반영됐다. 엄마가 촬영하고 나면 양푼 비빕밤을 해줬다. 요즘은 남편이 너무 좋아한다.”

40대에 접어든 이정현은 이미지 때문인지 강인하고 헤쳐나가는 역할이 주로 들어온다고 했다. 여성이 주도하는 콘텐츠가 별로 없지만, 야망을 버리고 많이 내려놓으니 편하다고 한다. 안정적인 배우로 꾸준히 연기하는 배우가 되겠다고 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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