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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이 웨이” 시큰둥한 강남·한강변 재건축 단지
‘전통적인 부촌’ 압구정 미성, 8일 설명회 열고 민간 재건축 추진
강남ㆍ한강변 정비사업장 조합원들 “임대 비율 너무 높아, 공공재건축 관심 없다”

서울 강남권 주요 재건축 추진단지들은 정부가 8·4공급대책을 통해 제시한 공공재건축에 대해 시큰둥한 태도를 보이고있다. 사진은 대표적인 부촌 중의 한 곳인 강남구 압구정동 미성아파트 전경. [성연진 기자]

[헤럴드경제=성연진·양대근 기자] 정부가 지난 4일 ‘8·4 공급대책’ 발표에서 공공재건축·재개발 활성화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강남과 한강변 주요 단지 등을 중심으로 시큰둥한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공공재개발에 관심을 보이는 강북권과 대조적이다.

여기에 전통적인 ‘부촌’인 강남구 압구정동에서 공공재건축과 별개로 정비사업을 적극 추진하는 단지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어, 별도의 성과를 이끌어낼 지 관심이 모아진다.

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압구정 미성아파트 소유주들은 최근 ‘압구정 미성아파트 재건축연구모임’(이하 미재연)을 발족하고 오는 8일 설명회를 개최한다. 이날 설명회에는 ‘스타조합장’으로 유명한 한형기 신반포1차(아크로리버파크) 조합장이 강연자로 나설 예정이다. 미재연 관계자는 “정부의 입장이 변한 것은 긍정적이지만 여러 규제가 여전히 남아 있어, 소유주들이 공공재건축에 대한 별도의 합의를 이끌어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압구정1구역에 속해 있는 미성아파트는 1차(322가구)와 2차(911가구)를 합쳐 총 1233가구 규모다. 한강 조망에 3호선·신분당선·위례신사선(예정) 등을 끼고 있어, 서울 강남권에서도 ‘최상위 입지’ 중 한 곳으로 꼽힌다. 추진위 측은 연말 재건축 조합설립 신청을 목표로 지난달부터 주민동의서를 받기 시작했다.

그동안 재건축 사업 진행이 지지부진했던 압구정5구역(한양1·2차) 역시 최근 조합 설립을 위한 소유주 동의율이 80%를 넘어섰고, 압구정3구역(구현대)도 70%에 육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단지들의 추진 속도가 빨라진 이유는 연내 재건축 조합설립을 신청하지 못할 경우 6·17 부동산 대책에 포함된 ‘2년 실거주 의무화’ 규제를 적용받기 때문이다.

압구정역 인근의 A공인중개사는 “여기 아파트 소유주들 상당수는 임대 비율에 민감한 분들이 많다”며 “일단 민간 중심으로 추진하면서 향후 상황을 느긋하게 지켜볼 가능성이 크다”고 귀띔했다.

다른 강남권과 한강변 주요 단지들도 입장은 비슷하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재건축 추진위 측 관계자는 “(공공 재건축을 하면) 조합원 부담이 크게 줄어드는 것도 아닌데 가구 수만 대폭 늘어나서 오히려 명품 단지 조성이 어려워지게 된다”면서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모습. [헤럴드경제DB]

송파구 잠실동의 한 재건축 조합 관계자는 “근처에 학교가 있어서 높이가 높아지면 일조권 문제가 커질 수 있다”면서 “과도하게 임대주택이 들어오면 가구수가 많아지면서 지하 주차장 부족도 문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공공재개발 추진이 가능한 성동구 성수1구역 조합 관계자도 “현재로서 (공공재개발) 참여 여부를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실제 적용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사업성이 높은 강남권이나 한강 인근 정비사업장의 경우 공공재건축·재개발 참여가 저조할 것으로 전망한다. 자칫 공공 방식을 추진했다가 별다른 인프라 개선없이 고밀화만 가속화 할 수 있고, 공공재건축은 공공재개발과 달리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다는 점도 조합 입장에서는 꺼려지는 부분이다.

양지영 R&C연구소장은 “공공참여형 고밀재건축은 조합원들 입장에서는 개발 이익의 대부분을 공공이 환수해 가는 구조이기 때문에, 좋은 입지의 사업지 같은 경우 (조합원들의) 참여도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서울시 고위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공공재건축에 관심을 보인 단지는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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