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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기식 컬럼]부동산 문제 해결 없이 개혁 성공 어렵다
권기식 한중도시우호협회장 / 언론인

이제 이 나라 부동산은 정치가 되었다. 부동산 문제는 지금 정치권의 ‘핫 이슈’일 뿐만 아니라 차기 대선의 중심 이슈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부동산 폭등의 광풍과 무기력한 정부의 모습, 우왕좌왕하는 정치권의 행태는 서민과 청년들에게 공정의 가치를 소환했다. 코로나19를 비웃듯 부동산 폭등세는 진정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수도권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부동산 가격 폭등과 전월세 가격 상승은 서민의 삶을 옥죄고 청년의 희망을 빼앗고 있다. 이제 노태우 정부 당시 ‘범죄와의 전쟁’ 처럼 ‘부동산과의 전쟁’을 벌여야 할 판이다.

지금 시중에서는 지난 총선에서 대결했던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과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의 집값 논란이 화제거리다. 주호영 의원의 서울 반포 아파트가 6년만에 23억원 상승한 반면 김부겸 전 의원의 대구 수성구 만촌동 아파트 값은 500만원 하락했다는 것이다.

김부겸 전 의원은 선거도 떨어지고 집값도 떨어진 반면 주호영 의원은 집값도 수십억 오르고 선거도 이겼으니 그야말로 ‘복불복’으로 봐야 할 것인가? 한편의 ‘블랙코미디’를 보는 듯하다.

부동산 폭등은 근본적으로 시중자금의 유동성 관리와 부동산 정책의 실패에 기인한다. 저금리에 기반한 풍부한 시중자금이 산업자금으로 가는 대신 ‘부동산 불패론’을 좇아 부동산으로 대거 몰리고 있다.

그런데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공급과 세제 양쪽 모두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시장이 정부의 경고를 무시하고 따로 움직이면서 ‘패닉현상’에 따른 묻지마식 투기광풍을 몰고 오는 데 더욱 큰 문제가 있다.

무주택 서민들은 다주택 공직자들의 뻔뻔한 행태에 분노하면서도 지금 집을 사지 못하면 영원히 무주택자가 될까, 두려워 전전긍긍하고 있다.

부동산 문제는 이미 차기 대선의 핵심이슈로 떠올랐다. 이 문제에 대해 가장 적극적인 대권주자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이다. 그는 경기도에서 실거주자만 주택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하는 극약처방을 검토하고 있다.

최근 갤럽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지난 7월 월간 통합 국정수행 지지율이 지난달(57%) 보다 11% 하락한 46%로 집계됐다. 이는 부동산 문제에 대한 부정평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선거에 나선 3인 주자들도 앞다퉈 부동산 문제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이낙연 후보는 ‘과잉 유동성을 산업자금으로 유입시키자’는 입장인 반면 김부겸 후보는 ‘질 좋은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박주민 후보는 ‘로또분양 막는 기본주택’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부동산 문제는 이제 헌법이 보장한 행복추구권에 관한 문제인 동시에 공정의 문제가 되었다. 자금과 정보력에 앞선 공직자들이 부동산 쇼핑을 하고 수십억대의 불로소득을 올리는 것은 서민과 청년의 기회를 빼앗는 파렴치한 범죄행위나 다름없다.

실거주 목적 이외의 다주택 소유 공직자들에게 불이익을 주어야 한다. 또한 다주택 정치인들을 정치권에서 퇴출시켜야 한다. 그리고 부동산으로 인한 불로소득을 철저히 환수해 투기로 돈을 벌겠다는 생각을 뿌리뽑아야 한다.

부동산에 대한 공공성 도입과 주거권을 강화하는 내용의 헌법 개정 등 특단의 대책도 필요하다. 부동산 폭등이 지속되는 한 어떤 개혁도 성공할 수 없다.

▶필자 = 권기식 한중도시우호협회장 / 언론인

한겨레신문 기자와 청와대 정치국장을 거쳐 한양대 교수, 중국 칭화대 방문학자, 영남매일신문 회장, 2018평창동계올림픽 민간단체협의회장 등을 역임했다. 서울미디어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와 남양주시 국제협력 특별고문 등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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