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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비즈] ‘포노 사피엔스’ 시대의 여름휴가와 독서문화 세금 지원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양질의 사회적 무형자산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회적 무형자산이라 함은 국민의 높은 지적 수준, 중산층의 건전한 윤리의식과 정의감, 공동체의 헌신 등 다양하다.

최근 스마트폰의 발전에 따라 인류를 ‘호모 사피엔스(지혜로운 인간)’에서 ‘포노 사피엔스(Phono Sapiens·지혜가 있는 전화기),’ 즉 스마트폰이 낳은 신인류로 호칭하고 있다. 미국의 60세 된 시민의 평생 TV 시청 누적 시간이 평균 15년이라는 통계가 있다. 아마 10년, 20년 후 스마트폰 사용 누적시간을 조사하면 스마트폰 사용시간이 TV 시청 시간을 추월할 것으로 생각된다. 정보 획득, 취미생활, 상호소통 등 모든 일상의 시작이 스마트폰에서 시작해 스마트폰으로 종료된다.

스마트폰으로 인한 부정적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은 분야가 독서문화다. 스마트폰은 사람을 지적인 주체 대신 피동적 객체로 만든다. 10여년 전만 해도 여름휴가 기간에 조용히 책 한 권 읽는 것이 보편적이었다. 인류문명사에서 지식의 전수는 개인의 경험과 기억력에서 글자의 발명과 독서로, 그리고 최근에는 스마트폰으로 대체되고 있다. 문자를 발명하기 이전 과거 원시 씨족집단은 경험이 풍부한 할아버지·할머니가 종족의 지식인 ‘현자(賢者)’ 역할을 했다. 요즘 세계 공통적으로 노인들의 가치를 경시하는 현상은 아마도 스마트폰의 비약적 발전에 일부 기인한다고 생각한다.

지식혁명의 계기가 되는 최초의 글자는 이라크의 티그리스강 하류에 위치한 수메르문명의 쐐기 글자다. 날짜 단위를 7일로 구성한 1주일, 1일 시간의 12진법, 한 시간 구분의 60진법 등 곳곳에 우르, 우루크 등 수메르 도시국가 문명이 남아 있다. 수메르 문명의 1주일 제도는 유대교의 구약성경에서 토요일에 예배와 휴식을 취하는 안식일 제도로 발전한다. 이후 안식일제도는 기독교로 전수되는데, 로마의 콘스탄티누스 황제에 의해 서기 313년 기독교가 로마제국 국교로 인정된 뒤인 서기 325년, 토요일 안식일이 현재처럼 일요일 안식일로 변경돼 오늘날 인류 전체의 휴일이 됐다.

서구문명에서 안식일 외에 근로자들에게 휴식을 제공하는 여름휴가가 보편화한 것은 1930년대 프랑스의 노사협상에 의한 노동자의 유급 바캉스제도에 기원한다. 20세기 중·후반 전 세계 모든 근로자에게 유급 여름휴가가 확대됐고, 우리도 1970년대 중반 이후 보편화됐다.

올해는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환으로 개인에게 여름휴가를 분산하고 인구밀집지역을 피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이번 여름휴가 기간에 잠깐이라도 스마트폰에 의존하는 ‘포노 사피엔스’에서 지혜로운 인류 ‘호모 사피엔스’로 돌아가, 가족 모두가 책과 함께 정신적 휴식을 취하고 상상력을 재충전할 것을 제안한다.

한편 미국 일부 지역에서는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에게 한 달에 한 권씩 책 읽기를 권장하고, 책을 읽은 학생에게 작은 테스트를 거쳐 2달러씩 상금을 주는 제도를 시행한다고 한다. 자녀교육으로 소문난 유대인의 가정교육은 유아기부터 책 읽기와 책 선물이 특징이다. 미국 동부 아이비리그 명문대학 합격자의 20~40%,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의 40%가 유대인이라는 점은 청소년기의 독서습관에 따른 창의력·상상력 덕분이다.

우리나라도 바쁘게 살아가느라 독서와 책 선택이 어려운 현대인들을 지원하기 위해 독서상담사를 양성하고 초등학교·중학교의 독서수업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현재 세법은 근로자의 도서 구입과 신문 구독 비용에 대한 소득세 공제를 적용하고, 기업의 선물용 도서 구입에 대해 문화접대비 등 세금 인센티브를 허용하고 있다.

나아가 각종 독서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재정과 세금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

윤영선 법무법인 광장 고문·전 관세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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