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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교 갖게 된 건 부모 영향’
트렌트 모니터 ‘종교’‘종교인’설문조사
코로나 19 지역확산이 이뤄진 가운데, 지난 달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 앞에서 신도들이 간격을 벌린 채 예배당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코로나 19로 사회 불안지수가 높은 가운데, 종교가 제 역할을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최근 전국 만 19세~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종교’ 및 ‘종교인’ 관련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한국사회에서 ‘종교’의 위상이 예전만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현실에서 종교의 필요성을 느끼는 이는 전체 응답자의 34.5%만으로 조사됐다. 현재 종교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 대다수(75.2%)는 종교의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비종교인의 경우에는 단 6.9%만이 살아가는데 종교가 필요한 것 같다고 생각했다.

‘사회의 등불’로서 사랑과 나눔을 실천하려는 종교의 역할이 개인과 사회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인식은 여전했다. 절반 이상(52.2%)이 힘들고 지친 현실에서 종교의 역할은 더욱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봤다. 이는 2016년 조사결과 (57.1%)와 비교했을 때 준 수치다. 그러나 종교의 역할을 바라보는 종교인(76.2%)과 비종교인(35.9%)의 인식의 차는 컸다. 비종교인들은 종교의 역할이 축소되고 있다고 봤다.

특히 전체 10명 중 7명(71.6%)은 코로나 사태라는 중차대한 시국에 솔직히 종교가 한 역할이 없는 것 같다고 생각했으며, 이번 코로나19로 우리나라 종교계의 위상이 낮아질 것 같다는 우려의 목소리(56.8%)도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통상 사회가 불안할수록 종교를 믿는 사람이 늘어난다고 생각하는데, 이 수치(16년 66.4%→20년 60.4%)도 줄었다.마찬가지로 요즘 종교에 의지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 같다(16년 39.8%→20년 31.9%)는 생각도 줄었다.

현재 우리나라 종교단체가 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5.5%로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다.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사회적 불안도가 매우 높은 현재의 상황에서 종교계의 역할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점을 시사한다. 요즘 우리사회 종교계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고 바라보는 시각은 45.5%였다. 이번 코로나19로 우리나라 종교계의 위상이 낮아질 것 같다는 우려의 목소리(56.8%)도 높았다.

한국사회를 위해 ‘종교’가 해야 하는 역할로는 ‘다양한 봉사활동’(51.1%, 중복응답)과 ‘사회적 약자 보호’(49.7%)를 주로 꼽았다.

그 다음으로 종교가 시민들의 심리적 불안감을 해소하고(39%), 노약자와 장애인을 돕고(34.1%), 사회적 갈등을 중재하는(28%) 역할을 해야 한다는 생각도 많았다. 그 밖에 사회적 가치의 수호(27.3%)와 인권보호(26.9%), 사회를 위한 경제적 기부(25.8%)도 종교의 중요한 역할로 꼽혔다.

현재 한국 종교계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으로는 부정부패(64.6%, 중복응답)와 집단 이기주의(54.9%)를 주로 많이 지적했다. 비종교인뿐만 아니라 종교인 스스로도 종교계 자체에 부정부패가 많고(종교인 59.7%, 비종교인 68%), 집단 이기주의가 심하다(종교인 48.8%, 비종교인 59.1%)고 생각했다.

또한 종교인과 종교계가 교리를 지키고, 타의 모범이 되고 있다는 평가는 찾아보기 어려웠는데, 종교를 가진 대부분의 사람들도 해당 종교의 교리를 지키며 살고(14.7%) 있지 못하다고 응답했다.

목사와 신부, 승려 등 성직자에게 세금을 부과하는 ‘성직자(종교인) 과세’와 관련해서는 대부분 찬성(83.4%)하는 입장을 보였다. 종교인 대다수도 성직자 과세에 찬성했다.

한편 설문에 참여한 응답자 중에서는 현재 종교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40.4%)보다 종교가 없는 사람들(59.6%)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조사와 비교했을 때 종교를 가진 사람들의 비중 (16년 44.9%→20년 40.4%)이 준 것이다.

현재 종교를 갖게 된 가장 큰 계기는 부모님의 영향(51.5%, 중복응답)으로, 젊은 신자들일수록 모태신앙(20대 62.2%, 30대 60.4%, 40대 53.5%, 50대 37.6%)인 경우를 많았다.

비종교인들이 향후 종교활동을 할 의향이 있는지에 대해선 17.6%가 그렇다고 답했지만 16년 25.6%에서 크게 줄었다.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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