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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평양을 굽어보는 속 시원함…금오도 트레킹
‘섬 걷기’ 한적한 거리두기 여행에 제격
금오도 비렁길, 바다·울창한 산림 만끽
거문도 동백꽃섬길, 가족과 함께 걷기좋아
울릉도, 일주도로 완성으로 볼거리 풍성
소매물·강화볼음도도 호젓하게 걷기 충분
관광公, 여행객 방역수칙 철저이행 당부도
일본에 가려진 태평양은 남도의 것이다. 여수 금오도 비렁길의 투톱 포인트 비봉 전망대와 미역널방에서는 남남서 방향으로 태평양을 바로 보는 곳이다. 마음이 커지고 자신감을 충전할수 있는 곳으로 꼽힌다.
강화 볼음도에서 남북 은행나무 결혼기념식이 열렸다. 사진은 한국의집 공연단이 볼음도 은행나무 결혼축하 공연 모습.

대한민국이 태평양과 직선으로 마주보는 곳은 남도다. 남동쪽 태평양이 일본이라는 방파제에 가려져 있기에 남도의 섬 해안절벽은 녹아도(鹿兒島) 옆 대양을 직접 조망한다.

시절이 하 수상하기에, 이미 거리가 두어진 섬 여행이 주목받는다. 섬의 남쪽이 해안절벽이라면, 여행자는 태평양을 굽어보는, 야심찬 트레일 러너가 되겠다.

여수 신기선착장을 떠나 배로 30분 남행하면 금오도에 닿는다. 직포마을 밭에서 풍을 막는다는 방풍나무를 볼 때만 해도 고즈넉하고 편안한 섬이겠거니 하는 생각이 든다. 바다가 가까워질수록 산림이 더욱 울울창창한 것은 금오도 비렁(벼랑의 사투리)길의 특징.

큰 소나무 아래로 희귀식물인 고란초, 취나물, 비자나무, 목이버섯 등 약재들이 자라 건강미를 더한다. 비렁길 3코스에 들어선지 10분만에 태평양 끝자락을 만나고, 해상 ‘갈바람통’ 비렁다리와 사다리통 전망대가 이른다.

해안절벽산 비봉의 산세가 험하다. 급경사 오르막 내리막이 자주 나타나, 고진(苦盡)이면 감래(甘來)라는 격언을 실감한다.

금오도 매봉 정상을 100여m 앞둔 지점, 시커먼 대·소나무 터널이 나오고, 햇빛과 재회할 때 경사 심한 오르막길이 대미를 장식한다. 한국에서 가장 속 시원한 바다조망길 비봉 정상 까지 오르는 것은 땀 한바가지를 필요로 하는데, 등정의 보람은 극대화된다. 왕실 납품용 전각 건축재 황장목도 자라는 품격과 권세의 섬이기도 하다. 담대한 금오도 청년이 미역을 지게에 짊어지고 올라와 말렸다는 미역널방이 비봉 전망대와 투톱을 이룬다. 순천과 완주에 있는 송광사가 금오도에도 있었다고 한다.

비렁길 1코스는 함구미항부터 두포마을까지 약 5㎞의 비순환형 걷기길로, 바다와 숲속을 드나들면서 평탄하게 열려있다. 평탄한 비렁길 1코스에 비해 3코스는 ‘청년의 길’이라고 불린다.

여수연안여객터미널에서 배를 타고 두 시간 가량 가는 거문도는 사람이 붐비지 않으면서 야외활동이 가능하고, 가족끼리 소소하게 즐길 수 있는 곳이라 이 시국 여행지로 제격이다. 고도, 서도, 동도 3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거문도는 독도, 울진 후포, 동해 추암, 고성 백도 등과 함께 투명한 물빛을 자랑한다.

동백꽃섬길 거문도 등대길은 고도 어촌마을부터 시작해 삼호교, 수월산, 거문도등대로 이어지며, 길에 그늘이 있어 더위를 느낄 새가 없다. 이곳 달팽이 우체통을 통해 1년전 나의 다짐을 편지로 받아보자. 2㎞ 남짓한 여행길은 자연관찰로, 무넹이, 선바위, 동백터널, 거문도등대를 차례로 만난다. 한국관광공사는 7일 금오도, 거문도, 소매물도 등 섬 여행길을 추천하면서 철저한 방역 수칙 이행을 거듭 당부했다.

KTX처럼 생긴 해안절벽 지탱용 반(半)터널이 바닷가 곳곳에 놓이면서 종처럼 생겨 수천년 잇지 못했던 울릉도 일주도로 완성, 절벽길 해안 데크길의 완성이 다양한 볼거리를 창출하고 있다. 울릉도의 행남해안산책로는 자연친화적 공법으로 개설돼 울릉도의 수려한 원시림과 기암괴석, 창망한 동해를 한꺼번에 즐길 수 있다. 산책로는 도동항에서 시작해 북쪽 저동항까지 이어져 있지만, 일부 구간(행남등대~저동항)은 낙석 보수 중이라 폐쇄됐다. 행남등대를 반환점으로 다시 도동항으로 돌아오는데 그것만으로도 감흥은 충분하다.

고개들어 절벽 꼭대기를 보면 작은 소나무가 보이는데, 거친 해풍을 맞느라 살이 찌지 않아서 그렇지 온몸이 돌덩이가 된 2000살 된 나무라고 한다. 거대한 절벽에 움푹 파인 해식동굴이 큰 매력 포인트이다. 해식동굴 안으로 바닷물이 철썩거리면서, 퍼렇게 빛나던 바다가 눈부시게 반짝이며 부서진다. 그 중에는 산책로가 관통하는 거대한 동굴도 있다. 시커먼 암반이 높게 솟아 있는 풍경이 무척이나 위압적이다. 코스중에 소라계단과 촛대바위도 만난다.

강화 본섬 서쪽 볼음도는 가족화목, 남북평화의 상징이다. 옛날 황해도 은행나무 부부 중 남편 나무가 떠내려와 볼음도에 정착했고, 문화재청과 한국문화재재단은 2018년 북의 부인나무를 대형 걸개그림으로 세우고 800회 결혼기념 축하행사를 가졌다.

강화나들길 13코스 볼음도길은 인천 강화 외포리에서 뱃길로 한 시간 가면 만날 수 있는 서울 근교의 걷기 좋은 섬길이다. 볼음도선착장을 시작으로 조갯골, 갯논뜰을 지나 다시 볼음도선착장으로 돌아오는 총 13.6㎞의 순환형 코스.

조개골해수욕장은 이름 그대로 조개가 많기로 유명한데, 사전 예약으로 조개 등을 캐는 갯벌 체험을 할 수 있다. 노을 구경은 필수이다. 다니는 동안 물엄곶, 거무골, 요옥산, 은행나무, 진뜰, 밭바위뜰, 갯논뜰, 당아래마을을 거친다.

소매물도는 일찌기 세계적인 여행지가 됐다. 한국의 대표 이미지중 서울의 고궁, 남산타워 만큼이나 자주 외신에 타전됐다. 통영여객터미널에서 첫 배를 타고 들어가 두 번째 배를 타고 나오면 섬에서 약 4시간을 머물 수 있는데, 이 정도면 ‘매물도 해품길’을 한적하게 걷기 충분하다

섬트레킹 베이스캠프 역할을 하는 폐교에 들어서면 수국꽃이 만개해 있다. 걷기여행 내내 멋진 바다가 동행하는데, 전망대에 오르면 비로소 사방으로 바다가 보인다. 당금마을, 장군봉, 대항마을을 거치는 이 길은 바닷바람이 함께 한다. 여행자를 따라 나선 개도 배를 보이며 좋아라 한다. 함영훈 여행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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