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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산산책] ‘以毒攻毒’ 부동산대책

  • 기사입력 2020-07-01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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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부동산은 맷집이 강하다. 서슬 퍼런 규제나 불황이 닥쳐도 피하지 않고 서퍼처럼 파동을 즐긴다.

나라가 부도를 맞은 1997년 외환위기 시절이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등락이 있긴 했지만 결국 ‘V자’ 또는 ‘W자’ 반등을 그리며 건재함을 알렸다.

세계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를 몰고 올 것이라는 현재의 코로나 사태도 서울 집값 앞에서는 무력한 모습이다.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때의 집값 반등은 대대적인 규제 완화에 힘입었다. 그때보다 어렵다는 지금은 고강도 규제를 융단폭격하듯 퍼붓는데도 집값은 잡히지 않고 있다.

한국 부동산은 막무가내다. 어떤 규제도, 어떤 악재도 호재로 둔갑시켜 이득을 챙긴다. 핀셋 규제지역은 정부가 찍어주는 투자 유망지역으로 해석돼 몸값이 더 뛴다. 서울 강남을 막으면 강북으로, 강북을 막으면 수·용·성(수원·용인·성남)으로, 수·용·성을 막으면 대전· 청주로 운동장을 넓게 쓰며 대응한다(풍선효과). 여기저기를 다 막으면 ‘같은 조건이면 노른자위가 낫다’며 다시 역순으로 투자가 몰린다(빨대효과). 양도세율을 높이면 ‘매물 잠김’으로, 재건축을 규제하면 새 아파트 공급 부족으로 받아들여 기존 신축 아파트는 더 가파르게 오른다.

“하늘이 두 쪽 나도 부동산만은 잡겠다”는 문재인 정부는 이처럼 맷집이 강하고 막무가내인 부동산을 상대로 지난 3년간 두 달이 멀다 하고 채찍을 들었지만 집값의 고삐를 잡지 못하고 끌려다니고 있다. 그러는 동안 규제의 강도는 점차 에스컬레이트돼 사실상 주택거래허가제(강남 4개동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까지 도입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독’(집값 과열)을 없애는 데 다른 ‘독’(재산권 침해 등 극단 규제)을 쓴다는 ‘이독공독(以毒攻毒)’이다.

부자와 같이 독성이 강한 한약재는 잘못 쓰면 치명적 부작용이 나타난다. 문재인 정부의 21번째 대책인 ‘6·17 조치’는 가수요를 일으키는 갭투자 차단이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실수요자인 무주택 서민의 주거사다리를 걷어차버리는 심각한 부작용을 낳았다. 3억원이 넘는 아파트를 사면 전세 대출을 회수하는 조치는 저소득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 기회를 원천적으로 막는 것이나 다름없다. 서울에서 3억원 넘는 아파트는 97%에 달한다. 서울 아파트의 중위 매매가격(KB국민은행)은 9억2582만원에 도달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3년여 만에 52.7% 급등했다.

“집값을 이렇게 올려놓고 3억원대 아파트 마련조차 어렵게 만드는 정부는 도대체 누굴 위한 정부인가”라는 원성이 폭발하고 있다.

부자의 독성은 감초, 원지, 검정콩, 생강 등과 함께 달이면 알칼로이드 함량이 감소돼 독성이 줄어든다고 한다. 수요 옥죄기(보유세 강화, 대출 억제, 규제지역 확대) 일변도의 대책으론 집값 과열이라는 독성을 잡을 수 없다. 스마트 고밀개발을 통해 수요와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시장 작동원리를 병행할 때 대책의 효과가 배가된다는 업계와 학계의 조언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서울 소재 아파트 단지 용적률을 기존의 150%로 상향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120%로만 올려도 무주택 가구 주거비 부담이 연간 가구당 114만~190만원 감소한다는 분석도 나와 있다.

집값 잡기는 부동산도 상품이고, 더 좋은 상품을 차지하려는 인간의 이기적 욕망을 인정하는 데서 출발해야 비로소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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