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루블의 여신상 처럼 옷깃 나풀거리는 조각품, 원당암 불상 보물 된다
합천원당암은 신라후기 왕실의 원찰, 해인사 계열
동심-불심 조화, 경주석조미륵삼존상도 보물 예고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진성여왕 이후 신라 왕실의 원찰(願刹)은 합천 원당암이다. 해인사의 상징적인 암자이다. 이곳에 가면 목조아미타여래삼존상이 있는데, 관음보살상 옷깃이 나풀거리는 모습이 정교하게 조각됐다. 실루엣 옷깃이 나풀거리도록 밀도하게 조각된 프랑스 파리 루블박물관의 여신상을 떠올리게 한다.

‘합천 원당암 목조아미타여래삼존상’은 암자를 지은 시기보다 훨씬 늦은 15세기 후반으로 추정되는데, 불상,보살상의 얼굴은 통통한 둥근 형상에 조밀하고 섬세한 이목구비, 온화한 표정이 돋보인다.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은 1일 ‘삼화령 애기부처’라는 별명을 가진 7세기 걸작조각품 ‘경주 남산 장창곡 석조미륵여래삼존상’, 나풀거리는 옷깃 묘사가 눈길을 끄는 ‘합천 해인사 원당암 목조아미타여래삼존상 및 복장유물’, ‘공주 갑사 소조석가여래삼불좌상‧사보살입상 및 복장유물’ 등 5건에 대해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동심과 불심의 조화로 평가되는 경주 남산 장창곡 석조미륵여래삼존상

‘경주 남산 장창곡 석조미륵여래삼존상’은 어린아이처럼 귀엽고 천진난만한 용모가 가장 특징적인 인상으로 꼽혀 ‘삼화령 애기부처’라는 별칭으로 불리기도 했다. 본존상이 원만한 얼굴에 두 눈을 아래로 지그시 내려 사색에 잠긴 표정이라면, 두 보살상은 1m 남짓한 아담한 체구에 머리에는 보관(寶冠)을 쓰고, 입가에 해맑은 미소 짓고 있다. 이렇듯 어린아이의 4등신 정도의 신체 비례를 보이는 불·보살상은 중국 6∼7세기 북주(北周)시대부터 수대(隋代)에 걸쳐 유행했다. 불심(佛心)과 동심(童心)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뤘다는 평가다.

나풀거리는 옷을 정밀하게 표현한 합천 원당암 목조아미타여래삼존상 중 관음보살상의 옷깃 모습

문화재청은 ‘원당암 목조아미타여래삼존상’의 나풀거리듯 드리운 목깃 주름과 신체의 유기적인 흐름을 따라 사실적으로 조각된 천의(天衣) 등 뛰어난 조형미는 ‘영주 흑석사 목조아미타여래좌상’(국보 제282호, 1458년), ‘평창 상원사 목조문수동자좌상’(국보 제221호, 1466년) 등 15세기 중·후반 왕실발원 불상들과 연관성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번 지정 예고 대상에는 해인사와 갑사 두 유서 깊은 사찰에 400년 넘게 봉안(奉安)되어 왔고 고려~조선 시대 조각사‧서지학‧불교사에서 매우 중요하게 평가되어 온 불상과 복장유물, 복장전적도 포함되었다.

‘합천 해인사 원당암 목조아미타여래삼존상 복장전적(腹藏典籍)’은 총 29첩으로, 본존 아미타여래좌상 복장에서 발견된 불경이다. 이 중 대방광불화엄경의 진본·정원본 28첩 모두 고려 중엽~조선 초 당대 해인사의 사상적 경향과 함께 출판인쇄문화의 실체와 역량, ‘합천 해인사 고려목판’(국보 제206호)에 포함된 개별 경판과 상관성 등을 파악할 수 있는 정보를 담고 있는 등 역사‧문화적 가치를 가진다.

제다라니

‘제다라니’는 그림책 불경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삼불상(三佛像: 아미타불‧비로자나불‧석가불)과 마리지천상(摩利支天像)이 표현된 변상도(變相圖:불교의 교리를 그림으로 표현한 그림. 보통 불교경전의 앞부분에 수록됨)가 처음 확인된 경전이며, 고려 말 삼불상 구성과 마리지천 신앙을 알려주는 매우 주목되는 자료라고 문화재청은 설명했다.

‘공주 갑사 소조석가여래삼불좌상‧사보살입상은 역삼각형의 갸름한 얼굴에 우뚝한 삼각형의 콧날에서 행사의 조각기법이 잘 드러나 있고, 장대하고 늠름한 자세와 안정된 비례, 기백이 넘치는 표현 등에서 임진왜란 이후 조성된 대형불상들에서 보이는 시대적인 특징이 잘 반영되어 있다.

abc@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