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뭉칫돈, 고가 오피스텔로 방향 잡았나?
주택대출 규제강화로 틈새 부각
목동 15억이상 오피스텔 신고가
도곡동 타워팰리스 신고가 합류
수도권 인기지역도 거래·가격

정부가 고가 아파트에 대한 규제를 가하자, 내리막길이던 주거용 오피스텔 시장이 다시 상승하고 있다. 21번의 부동산 대책을 쏟아놓는 동안, 시중에 넘치는 자금들이 흘러갈 틈새를 찾아 투자에 나서고 있는 형국이다.

2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달 실거래 신고된 오피스텔 가운데 6억원 이상은 모두 68건(26일 기준)이다. 이 가운데 15억원을 넘는 초고가 오피스텔 거래 5건은 한 건도 빠짐없이 신고가를 기록했다.

▶‘규제 피해 틈새’ 주거용 오피스텔로 옮아간 수요=오목교역 인근 목동 파라곤 131.6㎡(이하 전용면적)은 이달 15억9000만원에 팔렸다. 최고가일 뿐만 아니라 지난달 13억7500만원 매매가격보다 2억원이 올랐다. 호가는 16억원을 넘고, 17억 중반대에까지 부르는 곳도 있다.

목동 파라곤은 목동에서도 인기 학군지인 목운초 배정과 앞 단지(1~7단지)의 중심 학원가인 오목공원 인근이라 생활 편의성이 뛰어나지만, 목동 아파트 단지에 비해 저평가돼왔다. 그러나 고가 아파트 시장과 달리, 규제를 비껴가면서 다시 주목 받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백화점 목동점과 연결된 현대 하이페리온도 비슷한 상황이다. 114.6㎡는 지난 17일 16억1000만원 신고가에 계약서를 썼다. 연초(15억원) 대비 1억원이 오르고, 1년 전인 지난해 5월 매매가격(12억6000만원)보다는 3억5000만원 올랐다.

주거용 오피스텔은 관리비가 비싸고, 신축 아파트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 대비 생활 편의성 차별화가 떨어지면서 가격 하락세를 보여왔다. 그러나 정부가 주택 매수 시 대출 규제 강도를 높이자 다시 뭉칫돈이 이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아파트는 대출을 묶어놨지만 주거용 오피스텔은 여전히 주택담보대출비율(LTV) 70%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특히 15억원 이상 아파트는 주택담보대출이 금지됐기 때문에, 초고가 오피스텔일수록 유리하다. 과거와 달리 매물 표기가 전용면적으로 되기 때문에, ‘주거용 오피스텔은 공급면적 대비 좁다’는 고정관념도 점차 사라지고 있다.

주상복합의 상징과도 같은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주거용 오피스텔도 110㎡(18억5000만원)와 140.9㎡(22억원)가 이달 각각 신고가를 기록했다.

▶가격 오른 수도권 인기지역도, 규제 피한 오피스텔로 눈길=가격대별 분포지역도 눈여겨볼 만 하다. 6억원 이상 오피스텔이 거래된 지역은 서울을 제외하고 일산 킨텍스 주변과 분당, 광교, 대전, 부산 지역으로 한정됐다. 부동산 시장 이슈 부각시마다 언급되는 지역이다.

9억원 이상으로 가격을 올리면, 고가 아파트 밀집 지역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분당 정자동 아이파크와 부산 해운대를 제외하고는 모두 서울지역 주거용 오피스텔이 이름을 올렸다. 15억원 이상은 모두 서울 지역에 위치했다.

실거주 수요가 몰리는 곳에서는 오피스텔 거래도 많았다. 경기도권에서는 수원 영통구 일대 광교신도시 오피스텔 거래가 이달에만 7건이 일어났다. 모두 6~9억원대 77~84㎡ 규모로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4건은 신고가를 기록했다. 해당 지역 아파트 가격이 세금과 대출 규제가 더해지는 고가 수준으로 올라서면서, 실거주 수요가 주거용 오피스텔로 눈길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광교 더샵 레이크파크 84.9㎡는 7억7000만원에 손바뀜됐고, 광교 힐스테이트 레이크는 84.7㎡가 6억5000만원, 힐스테이트 광교 77.6㎡는 8억5000만원의 신고가에 팔렸다.

부동산 업계는 이 같은 주거용 오피스텔의 가격 상승을 전형적인 ‘정책 부작용’으로 꼽고 있다. 살고 싶은 동네에 아파트 매수가 쉽지 않자, 대출이 가능한 오피스텔로 눈길을 돌린 것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반복되는 ‘규제 뒤 집값 상승’의 학습효과가 오히려 가계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 교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경기지표가 좋지 않은데 부동산만 나홀로 오름세를 보이는 것은 마땅한 투자처가 없기 때문”이라며 “결국 유동성이 집값을 올리는 것인데, 시중자금이 다른 곳으로 흘러들어갈 수 있는 정부 정책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성연진 기자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