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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업계·낙농가 협상 또 결렬…‘우유가격 오를라’ 촉각
25일 5차협상 결렬…이사회서 연장여부 결론
낙농가 “생산비 반영해야”…유업계 “부담”
우유 원료 가공식품·외식업계도 논의향방 주시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낙농가와 유업계가 내년 원유가격을 두고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유업계 뿐 아니라 우유 사용량이 많은 가공식품 및 외식업계도 논의 향방에 주목하고 있다. 원유 수매가격이 오를 경우 우윳값도 인상이 불가피해 원가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26일 낙농진흥회와 유업계에 따르면 지난 25일 오후 1시 원유기본가격조정협상위원회 5차 회의가 열렸으나 원유가격 인상 여부를 결론내지 못했다. 2시간여 회의가 진행됐으나 낙농가와 유업계가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오는 30일 열리는 낙농진흥회 이사회에서 원유가격 협상을 위한 회의를 연장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원유 기본 가격은 통계청에서 매년 5월 발표하는 우유 생산비의 10% 범위에서 정해진다. 우유 생산비 증감률이 ±4% 미만이면 2년마다 협상이 이뤄진다. 지난해엔 2018년 우유 생산비가 2017년 대비 1.1% 증가해 협상이 없었던 만큼, 올해는 증감률과 관계없이 협상 테이블이 마련된 것이다.

한 대형마트 내 우유 진열대 모습 [사진=연합뉴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유 1ℓ 당 생산비는 2017년(766.73원) 대비 23.33원 증가한 790.06원이다. 원유기본가격 산출방법에 따라 가격협상 범위는 1ℓ 당 21원에서 26원 사이가 된다.

낙농가는 생산비가 오른 만큼 원유가격도 올라야 한다는 입장이다.

낙농진흥회 관계자는 “생산자 측은 코로나19로 인한 소비 부진과 같은 현 상황도 이해하지만, 생산비 원가 부담분은 과거에 발생해 누적돼온 것이기 때문에 규정 범위 안에서 협상하자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유업계는 가뜩이나 우유 소비가 매년 위축되고 있는 데다, 코로나19 여파까지 겹치면서 가격 인상이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특히 개학 연기로 인해 각교 우유급식이 한동안 중단되면서 업체들은 큰 타격을 입었다.

유업계 관계자는 “급식우유 규모가 1500억원 정도인데, 100% 손실이 예상됐다가 가정 내에서 멸균우유 등 소비가 증가해 그나마 20% 가량 회복된 상태”라며 “낙농가나 유업계나 살길을 찾아보자는 건 같은 입장인데, ‘가격 인상’이냐 ‘그보다는 많이 파는 것’이냐 방법론에 차이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양측이 원유 가격 인상에 합의하면 우유 소비자가격 인상은 물론, 우유를 원료로 하는 제품 가격도 도미노 인상이 예상된다. 통상 우윳값이 인상되면 아이스크림이나 베이커리 가격도 줄줄이 오르곤 했다.

한 디저트업체 관계자는 “베이커리 제품부터 아이스크림, 카페라테까지 우유 사용이 많다보니 코로나 영향으로 영업도 어려운 상황에서 우윳값 인상은 큰 부담”이라며 “그렇다고 이 시국에 가격을 올리는 것도 고민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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