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방역수칙 지키는 사람이 오히려 손해”…코로나 탓 불거진 ‘또다른 갈등’
마스크 착용 등 갈등…“나혼자만 희생” vs “실외선 눈치 안받길”
“방역수칙 민감도에 따른 차이에 따른 갈등…세밀한 지침 필요”
바닥에 청테이프를 붙여 ‘2m 거리두기’를 유도한 부산 수영구 민락수변공원. [부산 수영구 제공]

[헤럴드경제=윤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양상으로 치달으면서, 여전히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사람과 ‘거리두기’에 둔감해지고 있는 사람 간 갈등이 커지고 있는 모습이 곳곳에서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개인에 따라 방역에 대한 민감도에 차이가 날 수 있는 만큼, 공공시설 이용 시에는 본인의 기준보다 엄격하게 감염 예방 수칙을 지킬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방역수칙 준수하는 사람이 오히려 손해보고 가족의 생명에 위협받는 상황을 바로 잡아 주세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청원자는 “마스크(착용) 등 방역 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사람들 때문에 정부의 말을 신뢰하고 성실히 지켜 온 사람들이 허탈함을 넘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며 “‘이기적인 자유’를 누리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 달라”고 주장했다.

실제 줄어들지 않는 코로나19 확산세에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사람과 “언제까지 거리두기 하냐”며 둔감해지고 있는 사람 간 갈등이 커지고 있는 모양새다. 갈등이 드러나는 대표적인 곳은 아파트와 고층 건물에서 이용하는 엘리베이터다.

서울 영등포구에 거주하는 송모(35)씨는 “불특정 다수와 가장 밀접 접촉하는 곳이라고 판단해 마스크를 꼭 착용하고, 혹시나 (착용을)잊었을 때에는 걸어 올라가고 있다”며 “그럼에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아무 거리낌 없이 탑승하는 사람들을 보면, 이 더위에 나 혼자 희생하고 있는 느낌이 든다”고 토로했다.

반면 서울 강서구에 사는 김모(38)씨는 “실내가 아닌 골목길에서 마주쳐도 마스크를 안 썼다는 이유로 따가운 눈총을 받을 때가 있다”며 “실외 공기 순환이 원활한 곳에서는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되는 것 아닌가. 사태가 장기화하고 있는 만큼 실외에서라도 눈치 받지 않고 다닐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대학생 이모(26)씨는 “커플끼리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두고 적잖은 갈등이 일어난다”며 “별 신경 쓰지 않고 만나는 커플을 부러워하는 여자친구와 언쟁을 벌인 적이 수차례”라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개인마다 방역 수칙 민감도에 대한 차이가 달라 야기된 갈등으로 보인다. 나에게는 아무렇지 않은 마스크 미착용이 다른 사람에게는 혐오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대중교통은 물론 공공시설을 이용할 때엔 본인의 기준보다 보수적으로 방역을 지키는 것이 갈등을 줄일 수 있는 길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마스크 종류부터 거리두기 정도까지, 정부가 때와 장소에 따라 일관되고 세밀한 방역 지침을 내려야 일반인 간 사회적 갈등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youknow@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