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보호 시대를 주제로 한 ‘헤럴드금융포럼 2020’이 17일 오전 서울 중구 더 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가운데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키노트스피치를 하고 있다. 박해묵 기자

‘헤럴드 금융포럼 2020’이 17일 서울 중구 소공로 더 플라자호텔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올해 행사의 주제는 ‘금융소비자보호 시대’다. 내년 3월 금융권에서 처음으로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이 시행되기 때문이다. 여야 국회의원은 물론 금융당국과 금융사 관계자들까지 200여명이 넘는 참석자들은 금소법이 바꿔 놓을 대한민국 금융 지형의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관련기사 3·4·5면

키노트스피치를 맡은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왜 금융소비자보호인가?’를 주제로 잡았다. 윤 원장의 이날 발표의 핵심은 금융사들의 상품 판매가 종국에는 ‘수요자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선 더 강한 규제와 감독이 필요하다고 윤 원장은 강조했다.

윤 원장은 이를 ‘보이는 손’의 등장이라고 제시했다. 윤 원장은 금융소비자들을 ‘정보가 부족지만 고수익을 바라는 집단’으로 규정하고, 금융사들은 이런 금융소비자들의 특성을 회사 영업에 이용하면서 각종 사고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윤 원장은 “저성장 저금리가 지속되면 고객들은 중수익·중금리를 선호하게 된다. 리스크 테이킹을 할 수밖에 없다”며 “판매를 통한 이득은 금융회사가 일차적으로 갖게 되지만 투자결과로 인한 피해는 대중(금융소비자)에게 갈 수도 있다. 소위 말하는 모럴해저드 우려”라고 지적했다.

윤 원장은 지난해 발생한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의 원인을 비이자수익을 늘리려던 금융사들의 욕심과 규제는 완화됐지만 안전장치가 부족했던 점, 그리고 금융감독이 제대로 이뤄지기 어려웠던 한계 등을 사고 발생 이유로 꼽았다.

윤 원장은 양극화의 위험도 경계했다. 그는 “양극화가 심화되면 금융에 대한 신뢰를 깎아먹는다. 미리 대비할 필요가 있다. 포용금융, 사회적 금융을 위해 미리 준비를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헤럴드 금융포럼 2020’이 17일 서울 중구 소공동 더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가운데, 참가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이문환 케이뱅크 대표, 위성백 예금보험공사 사장,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 신용길 생명보헙협회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김용덕 손해보험협회장, 윤창현 미래통합당 국회의원,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권충원 헤럴드 대표이사, 김은경 금감원 금융소비자보호처장,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김태영 은행연합회장, 박재식 저축은행중앙회장, 안철경 보험연구원 원장, 권광석 우리은행장, 지성규 하나은행장, 허인 KB국민은행장, 김상택 SGI서울보증 사장. 이날 행사는 좌석 간 거리두기, 손세정제 비치, 마스크 지급 등 방역원칙을 철저히 준수했다. 기념촬영을 위해 참석자들이 마스크를 잠시 벗고 촬영에 임했다. 이상섭 기자

국회정무위원회 여당 간사가 유력한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이날 축사에서 “금융이 실물경제를 단순히 지원하는 그런 영역을 넘어서 어엿한 산업으로서 자리잡으려면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며 “문재인 정부는 줄곧 ‘규제 완화·자율기능 강화’를 금융정책 기조로 삼았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금융소비자와 금융회사는 같이 간다는 인식을 제대로 각인해야 한다”며 “단기적인 수익 창출과 근시안적 경영으로는 발전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윤창현 미래통합당 국회의원은 축사에서 “금소법의 본질은 금융소비자들의 건강한 투자 그리고 공급자와의 신뢰 거래를 통한 금융산업의 경쟁력 강화”라며 “자칫 금소법이 금융사고에 대한 단속과 처벌을 위한 규제만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금소법이 본래의 목적을 잃지 않도록 정책을 집행하는 금융위와 금감원의 균형감이 긴밀하게 요구되는 이유”라고 말했다.

포럼의 세션1 주제발표는 김은경 금감원 부원장(소비자보호처장)이 직접 맡아 금융소비자 보호 실태 평가 대상 금융사를 확대하는 등 향후 금감원의 감독 방향에 대해 설명했고, 세션2 주제발표는 이명순 금융위원회 금융소비자국장이 맡아 판매제한명령제 등 금소법 시행령의 방향성에 대해 설명했다. 세션 3에서는 보험연구원 변혜원 금융소비자연구실장이 보험업이 직면한 위기와 새로운 위기에서 찾는 기회 요인에 대해 발표했다. 홍석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