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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지렌탈 “73∼1000평 초대형 공청기에 바이러스 퇴치기능으로 글로벌 관심”
박무병 회장 “국내외 없는 초대형으로 승부” 역발상 통해
바이러스 사멸기능 ‘광촉매 필터’ 접목해 외국서도 관심
“올매출 120%↑ 300억 목표…내년 IPO로 재도약 나겠다”

박무병 이지렌탈 회장이 서울 구로동 본사에서 초대형 공기청정기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이지렌탈 제공]

“일본에서는 1차 구매 물량으로 500대를 얘기하고, 미국부터 도미니카공화국까지 관심이 지대합니다.”

무더위가 한창이던 지난 11일 서울 구로동 G밸리 본사에서 기자와 만난 박무병 ㈜이지렌탈 회장은 “위기가 기회가 됐다”며 말문을 뗐다. 기업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코로나19로 신음하는 와중이지만 이지렌탈의 초대형 공기청정기는 항바이러스 기능까지 더해 글로벌 시장에서 이목을 끌고 있다.

이지렌탈은 1989년 PC 유통업체로 사업을 시작했다 2000년 렌탈사업으로 눈을 돌렸다. 박 회장의 동생인 박관병 대표가 장교로 군에서 제대한 뒤 회사에 합류하면서 ‘소유가 아닌 공유로 트렌드가 변화할 것’이라 내다봤기 때문이다.

이지렌탈은 PC 시장에서의 역량을 살려 PC와 노트북 렌탈부터 시작해 사무용품, 행사용품 등 다양한 품목의 렌탈을 진행했다. 렌탈업으로 매출이 꾸준히 상승하는 와중에 2017년 환경가전으로 다시 눈을 돌렸다. 박 회장은 “미세먼지처럼 환경에 대한 고민은 세계 어느 곳이건 마찬가지일 것이라 확신했다”고 전했다.

다른 회사가 만든 제품으로 렌탈을 하다보니 마진이 5~7%밖에 되지 않아 ‘내 제품으로 사업을 해보고 싶다’는 열망이 강해졌다. 마침 2010년께 도전했다 접었던 환기장치 사업에서 연구개발(R&D)을 담당했던 개발자들이 “다시 제대로 해보고 싶다”며 열의를 비치기도 했다.

가정용 공기청정기는 대기업까지 들어와 경쟁이 치열했다. 박 회장은 처음부터 기존 기업들이 신경쓰지 못한 초대형 공기청정기 시장을 점찍었다.

“공기청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기순환입니다. 공장부터 시작해서 건물 로비, 병원, 체육관 등 넓은 공간은 가정용 공기청정기가 깨끗한 공기를 내보내도 용량이 작아서 제대로 공기 순환이 되지 않아요. 거기에 주안점을 두고 대규모 공기청정 시스템을 만들어보고자 했습니다.”

박무병 이지렌탈 회장이 광고판을 설치한 타워형 초대형 공기청정기를 선보이고 있다.[이지렌탈 제공]

연구개발 끝에 탄생한 ‘유니큐(Uni-Q)’ 시리즈는 73평부터 1000평까지의 공간을 담당하는 대용량 공기청정기다. 센서가 공기 상태를 감지하고 4단계에 걸쳐 공기청정 기능을 구현한 후 제트노즐 디퓨저로 공기를 먼 곳까지 쏘아보낸다.

박 회장은 “저전력의 BLDC모터를 적용해 소비전력을 최소화했고 소음도 줄였다. 산업용이라는 점을 감안해 사물인터넷(IoT) 기능도 갖춰 여러대의 대용량 공기청정기를 하나의 PC로 컨트롤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지렌탈은 제품을 만든 이후 생각지도 못한 규제에 맞닥뜨렸다. 학교나 관공서를 뚫으려면 조달청 나라장터에 등록되는게 필수인데, 초대형 공기청정기는 기존에 없던 제품이라 대용량임을 인증해줄 수 없다는 것이었다.

“공기청정기의 가동면적을 확인하는 공간(챔버)이 50평 뿐이어서 73평 이상인 우리 제품의 가동 면적을 입증해줄 수 없다고 하더라고요. 청정공기 풍량과 필터 크기 등을 기준으로 역산하는 방법이 있지만 ‘테스트 공간 규모가 50평 이상은 없다’는 말만 반복했어요. 심지어 다른 회사에서도 초대형 공기청정기를 만들어 시장이 형성되면 규정이 생길테니 그때까지 기다리라는 말도 들었습니다. 사활을 걸고 새 시장을 개척한 중소기업에 경쟁자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라는게 말이 됩니까.”

이지렌탈은 수차례 조달청에 건의한 끝에 일본에서 테스트한 자료와 대학 연구원에서의 실증자료 등을 바탕으로 지난해 9월 나라장터를 뚫었다. 이후 서울역, 부산 지하철 1호선, SRT 수서역, 코엑스 등 대형 공기청정 시설이 필요한 곳에 1500여곳에 제품을 공급했다.

박 회장은 공기청정기에 바이러스를 사멸시키는 광촉매 기술도 접목시켰다. 이는 메르스 사태 이후 국가 연구과제로 선정돼 건설기술연구원이 개발한 기술로, 이지렌탈이 10년간 이를 쓸 수 있도록 기술이전을 받았다. 박 회장은 “기존 공기청정기는 필터가 바이러스를 걸러낸 후 잡고있는 방식이지만 이지렌탈의 광촉매 필터는 바이러스를 사멸시킨다. 기존 유니큐 제품에도 광촉매 필터를 따로 장착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코로나19가 전세계를 강타하는 와중에 항바이러스 효과까지 갖춘 초대형 공기청정기를 내놓자 외국에서도 관심이 쏟아졌다. 미국에서도 3000대 이상의 주문을 검토하고 있다. 태국, 인도네시아 등에서도 시제품을 보여달라는 요청이 들어왔다.

이지렌탈은 지난해 9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장에 풀리기 시작한 유니큐 시리즈에 힘입어 올해 매출은 전년(135억원)보다 120% 늘어난 3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마침 올해는 렌탈업으로 전환한지 딱 20주년이 되는 해다. 이를 재도약의 원년으로 삼아 늦어도 내년에는 기업공개(IPO)까지 이루겠다는게 이지렌탈의 목표다.

도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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