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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인 vs 중진 ‘파워게임’ 심상찮다…계파전 비화되나
金 ‘좌회전’에 중진 우려 표출
초선 대 중진급 갈등 가능성
金 리더십 시험…일단 달래기
“당 지지율 변화 관건될 것”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원장·중진의원 회의에서 참석자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과 당내 중진급 인사들 간 ‘파워게임’이 시작될 조짐이다.

김 위원장이 당의 보수 색채를 빼고 ‘좌회전’을 하는 데 대해 중진급 인사들이 공공연히 우려감을 드러내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김 위원장과 초선 의원들이 한 팀이 되고, 중진급 인사들이 똘똘 뭉쳐 견제하는 ‘신(新) 계파전’으로 분위기가 악화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통합당의 한 중진 의원은 11일 통화에서 “중진급 인사들 사이에선 김 위원장이 우리 핵심 가치인 보수를 뒤로 하고 진보 의제를 다루는 데 대해 우려 목소리가 있는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현재 김 위원장의 행보에 가장 크게 반대 목소리를 내는 중진급 인사는 조경태(5선)·장제원(3선) 의원이다. 일관되게 자강론을 외친 조 의원은 당 내 최다선인데도 김 위원장이 취임한 후 그와 마주할 수 있는 행사에 불참하고 있다. 장 의원은 김 위원장을 향해 ‘이방인’, ‘야성 상실’ 등 비판 목소리를 내고 있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현 통합당) 대표,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제주지사 등 보수 진영의 대권주자로 꼽히는 거물급 인사들도 김 위원장의 ‘좌회전’을 직간접적으로 저격하고 있다. 원 지사는 최근 강연에서 “보수는 우리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유전자”라며 “외부의 히딩크 감독에게 변화를 강요받는 현실이 초현실인지 머리를 뭔가로 얻어맞은 기분”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원 지사의 강연에 참석한 인사 중에는 5선의 홍 전 대표, 4선의 김기현·권영세·권성동(무소속)·박진·이명수·홍문표 의원 등도 있었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장이 10일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서울지역 초선 의원들과의 오찬을 하고 있다. [연합]

이런 분위기가 이어지면 초선 의원들도 싸움터에 뛰어들 수 있다. 현재 초선 의원들은 김 위원장의 우군으로 평가 받는다. 초선의 박수영 의원은 최근 “중진들과 초선들은 여러 이슈에서 인식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통합당 관계자는 “초선 의원들은 자신의 개혁 성향을 더욱 돋보이게 하기 위해 곧 행동에 나설 수도 있다”며 “전체 103명 중 58명을 채워 그 자체로 최대 계파가 된 초선 의원들이 움직이고, 중진·거물급이 뜻을 굽히지 않는다면 과거 지긋했던 계파전이 다시 재현될 수 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비대위를 꾸린 지 근 열흘 만에 리더십을 시험받게 됐다. 김 위원장은 당장은 달래기에 나선 모습이다. 그는 전날 통합당 인사들을 만나 “보수라는 말을 쓰지 말자고 한 것이지, 보수를 버리라는 말은 아니다”란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 측에선 식사 회동, 비대위·중진의원 연석회의 등도 정례화해 소통 폭을 넓히는 방안도 논의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치권 관계자는 “관건은 앞으로 3개월간의 당 지지율”이라며 “당 지지율이 높아지면 중진급 인사들의 입지가 좁아지고, 제자리걸음 등일 때는 그 반대 상황이 될 것”이라고 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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