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사설] 체감경기 반짝 반등은 착시, 위기 달라진 게 없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바닥 모르게 추락하던 기업과 가계의 체감경기 지표가 반짝 반등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5월 전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전월보다 2포인트 오른 53을 기록했다. 4월 통계작성 후 가장 낮았던 것에 비해 다소 반등한 것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이 26일 발표한 BSI 조사결과도 6월 전망치가 68.9로 전월보다 7.1포인트 상승했다. 가계 체감경기도 회복되는 모습이다. 한국은행이 조사한 5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도 4월보다 6.8포인트 오른 77.6으로 집계됐다.

숫자로만 보면 가계나 기업의 체감경기는 코로나 팬데믹의 최저점을 통과할 조짐을 보여준다. 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역대급 위기에서 달라진 게 없다. 체감경기지표들이 반등했다고 하지만, 기준치가 100인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경기가 안 좋다고 보는 시각이 압도적이다. 반등했다 해도 지수는 2008년 금융위기 수준에 불과하다. 반짝 반등했다는 데 의미를 둘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다.

속내를 뜯어보면 반등은 착시일 뿐이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한은 BSI를 보면 핵심인 제조업은 더욱 악화되고 있고 긴급재난지원금 등 정부지원정책으로 서비스업 부진이 일시적으로 완화된 데 따른 것이다. 실제로 제조업 BSI는 넉 달째 하락하며 49에 불과, 2008년 금융위기 직후 수준의 한파가 지속되고 있다. 한경연 BSI에서 제조업 자금시장 전망은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월 이후 1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영업활동 부진으로 현금흐름이 위축되고 대출여건도 나빠지고 있는 기업의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행의 CCSI의 회복도 재난지원금 지급과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것이다. 기업이든 가계든 본질은 달라진 게 없고 긴급재난지원금 약발로 일시적으로 반짝 반등한 셈이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줄어들고 세계 곳곳에서 경제활동 재개 등으로 코로나 위기가 완화되고 있다는 심리가 체감지표에 반영되고 있다. 하지만 ‘이태원발 n차감염’ 확산되고 있고 학부모들이 걱정하듯 등교개학으로 코로나 재차 확산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체감지표가 조금 반등했다고 위기가 완화된 것은 전혀 아니다. 경제기초체력이 약해질대로 약해진 최악의 상황이란 점을 한시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번 지표에서 보듯 위기상황에서 제조업 경기를 어떻게 반등시킬지, 역대급 자금난에 빠진 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유동성 지원 방안도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가계와 기업, 정부 모두 위기대응에 한시라도 고삐를 놓으면 안 될 때다.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