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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용화 시동 건 자율주행...관건은 인프라
세종 규제자유특구 지정 10개월만에 실증
이르면 올 하반기 상용화 본궤도 올라
자율주행 최대 관건 '5G 28Ghz 밀리미터파'
특구 참여 중기들 '인프라 구축' 한목소리
데이터 활용 확대 방안 정부에 건의도
세종 자율주행실증 규제자유특구 특구사업자 소통 간담회에 전시된 다양한 모델의 자율주행차량들. [중기부 제공]

자율주행 차량이 실제 도로를 달리는 모습을 볼 수 있는 날이 성큼 다가왔다. 이르면 오는 9월 일반 공개, 하반기 상용화의 첫 시동을 걸게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관련업계의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실주행의 마지막 관문인 실증 단계까지 들어선 것이다. 이같은 자율주행 현실화는 지난해 국내 최초로 지정된 규제자유특구의 최대 성과로 손꼽힌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세종특별자치시는 최근 세종시 중앙공원 내 1단계 구역에서 자율주행 실증 준비현황과 인프라 점검, 특구사업자와의 간담회를 실시했다. 지난해 7월 세종시가 자율주행 부문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된지 10개월만에 채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으로 관련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세종 규제자유특구 사업은 국비와 지방비, 민간투자를 합해 363억8400만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사업이다. 정부는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자율자 운수사업자에 한정면허를 부여하는 특례 조치와 함께 도로법에 관한 특례, 도로의 유지 및 관리에 관한 특례 등 총 12건의 규제를 풀어 자율주행 차량 상용화의 기반을 마련하는 인프라를 구축했다.

박영선 중기부 장관은 이날 간담회에서 "자율주행 실증작업의 데이터 축적이 한국의 디지털 경제 대전환의 전기가 될 것"이라며 "AI(인공지능)을 통한 데이터 축적과 더불어 그 데이터를 통해 예측 가능한 사회를 누가 먼저 만들고 준비하느냐에 따라 대한민국 100년 먹거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장관은 이어 "AI의 대중화는 자율주행차의 실증과 밀접한 관계가 있고, 뗄수가 없는 관계"라며 "이번 실증사업의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자율주행 차량 규제특구가 속도를 내고 있지만, 완벽한 상용화 단계 구축까지의 과정이 순탄한 것만은 아니다. 규제를 풀어 사업 환경은 조성했지만, 자율주행차 운용에 필요한 기반 인프라가 아직 완벽하지 못한 탓이다.

정부에서도 이는 일정 부분 인정하는 분위기다. 박 장관은 규제자유특구와 관련 "디지털 인프라의 핵심은 5G와 기반사업간 융복합인 만큼, 자율주행 주요 기술로 주목받는 '5G 28Ghz 밀리미터파'를 세종 특구에 접목해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5G 28GHz 밀리미터파는 현재 상용화돼 주로 쓰이는 3.5GHz보다 3~4배 빠른 초고주파로, 자율주행 차량 운행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최우선 조건으로 꼽히고 있다.

박영선(오른쪽 두번째)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세종 자율주행실증 규제자유특구 특구사업자 소통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중기부 제공]

특구 참여업체들은 이날 간담회를 통해 이같은 인프라 구축의 필요성을 강하게 피력했다. 문희창 언맨드솔루션 대표는 "자율주행 차량에 필요한 5G 통신 인프라를 강화해 지원해주길 바란다"며 "벤처기업이 이같은 환경을 스스로 구축하기는 상당히 어려운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박 장관은 "중소기업이 5G 이상의 통신인프라를 구축하기가 어려운 게 사실이다"며 "세종시에 시험적으로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을 중기부가 기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이어 “미국 퀄컴사가 지난 1월 다보스포럼에서 (이 사업에 대한) 합작을 요청을 했고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라고 덧붙였다.

특구 사업 종료 이후 정부의 추가적인 지원 요구도 언급됐다. 대당 2~3억 가량 들여 자율주행차를 생산해 판매하더라도 당장 큰 수익을 보기 힘들기 때문에 자본이 넉넉치 못한 중소기업 입장에선 사업을 영속적으로 이어가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한지형 오토노머스에이투지 대표는 "자율주행 관련 중소기업들이 장기간 사업을 유지하며 새로운 사업모델을 갖추기 위해선 특구 사업 완료 이후에도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박 장관은 이에 "규제 자유 특구에 많은 세제 혜택이나 직접적인 지원을 하고 있지만, 국민 세금으로 하는 것이기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며 "계획하고 있는 것은 규제자유특구 펀드를 만들어서 벤처캐피탈 등이 특구에 입주한 기업들에 투자를 할 수 있도록 연계시켜줄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답했다. 박 장관은 그러면서 "올 하반기에는 규제자유특구 전용 펀드가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들은 자율주행과 관련해 생산되는 데이터들에 대한 활용 확대 방안도 건의했다. 송영기 에이아이모빌리티 대표는 "자율주행과 관련한 데이터들이 만들어지면 자율주행 기술 향상에도 활용돼지만, 동시에 새로운 변화, 사업기회로 이어질 수 있다"며 "자율주행과 관련해 만들어진 데이터를 분석해서 여러 다른 사업과 접목할 수 있는 기회가 있는데, 그것과 관련해선 기업들이 아직 준비가 충분치 않다"고 지적했다.

박 장관은 이에 "데이터 유형과 관련해선 데이터3법이 통과돼서 시행령을 만들고 있고, 아마 과기부에서 데이터 거래소 같은 것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중기부는 기술신탁을 통한 기술거래를 이미 시작했고, 데이터와 관련된 부분은 과기부에서 활용가능하도록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그러면서 "코로나19와 관련해서 마스크맵 만들었을 때 관련된 데이터를 공개했는데, 개인정보 유출의 우려가 컸었다"며 "하지만 이게 큰 부작용이 없다는 걸 확신하고 데이터 관리에 대한 정부의 자신감이 커졌다"며 충분한 활용 가능성을 열어뒀다.

한편 중기부와 세종시는 자율주행 규제자유특구를 통해 454억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150억원의 부가가치 유발, 220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세종=유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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