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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길용의 화식열전] 중국 180년 경자년의 역사…그리고 홍콩
1840년 아편전쟁 이후
1900년엔 의화단 사건
180년간 3번의 시련들
올해 ‘서세동점’ 변곡점

[헤럴드경제=홍길용 기자]

서양의 세력이 점차 동양을 적셔간다는 뜻의 서세동점(西勢東漸)은 19세기를 압축하는 말 가운데 하나다. 가장 분수령이 된 사태가 경자(庚子)년인 1840년에 터진 아편전쟁이다. 이 전쟁으로 1842년 청(淸)나라의 핵심 5개 항구가 강제로 개항됐고, 홍콩이 영국에 할양됐다. 1819년 싱가포르에 이어 홍콩까지 열리면서 서양 세력은 중국으로 물 밀듯이 진출한다.

1900년 다시 맞은 경자년에는 의화단(義和團)의 난을 진압한다는 명분으로 열강 8개국 연합군이 베이징을 점령하는 사태가 벌어진다. 다음 경자년인 1960년에도 중국은 편치 않았다. 자연재해에 국경분쟁으로 소련의 경제원조까지 중단되면서 심각한 경제위기를 겪는다.

2020년도 경자년인데, 벽두부터 우한(武漢)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해 전 세계에 퍼졌다. 중국 집권 공산당은 180년만에 홍콩에 대한 완벽한 통치권 회복을 시도하고 있지만 미국의 강력한 반대에 직면했다. 미국은 화웨이 제재로 중국 IT기업 수출에 제동을 건 데 이어, 자국내 상장요건 강화로 중국 기업들의 글로벌 자금조달 통로까지 조이고 있다.

중국 국공 내전를 피해 온 대륙의 고급인력 덕분에 홍콩은 1950년대 눈부신 발전을 기록한다.이 때문에 애초 홍콩 거주민들의 정치적 속성은 대만과 닮았다. 1997년 영국이 중국에 ‘일국양제’를 전제로 홍콩을 반환된 이후에도 본토의 엄청난 부가 홍콩으로 유입된다.

지금도 중국본토는 자본시장 개방도가 낮지만, 그 부족한 부분을 홍콩을 통해 보완하고 있다. 지난해 홍콩은 우리나라의 3위 수출국이다. 중국관련 금융투자 대부분도 홍콩을 통해 이뤄진다. 홍콩이 실질적 자치권을 유지할 지 여부가 중요하다. 180년 전처럼 홍콩의 지위 변화는 우리 경제뿐 아니라 세계 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상당할 수 있다.

일단 흐름을 보면 홍콩의 중국 완전 편입은 시간 문제로 보인다. 홍콩 부호들 대부분이 재산을 영국 등 해외로 이전 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그나마 자치권이 남아 있을 때 먼저 움직인 것이다. 미국이 중국 기업의 자금 줄을 조이기 시작했는 데, 홍콩이 바로 아킬레스 건일 수 있다.

홍콩 다음은 대만이다. 중국의 역대 지도자들은 ‘천하통일’을 최대의 대업으로 꼽아왔다. 타이완 섬은 청일전쟁에 패한 이후 1895년 중국에서 떨어져 나갔다. 1949년 중화민국이 설립됐지만 중국 정부는 국가로 인정하지 회복해야 할 성(省)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다. 대만은 미국 간판 기업 애플의 주요 생산기지다. 미군의 아시아태평양 전략에서도 중요한 위치다.

서세동점 200년의 변화가 지금 홍콩을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다. 자산관리에 어떤 변화가 필요할 지 깊은 고민을 해 볼 때다.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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