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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억저장소] 100원으로 노린 한방…90년대 어린이들의 도박 ‘짱깸뽀’

  • 기사입력 2020-05-23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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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유행했던 짱깸뽀 게임 기계. [보길 유튜브 채널]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짱깸뽀! 빠라삐리뽀! 얏삐.”

1990년대생이라면 이 ‘잭팟’ 터지는 소리를 알 것이다. 1980년대생에게도 익숙한 소리일 수도 있다. 언제부터 국내에 들어온 것인지 불분명한 이 게임기계는 많은 어린이를 웃게 만들고, 울게 만들었다. 100원짜리 동전 한 개면 뽑기·딱지·불량식품 등을 살 수 있었던 풍족한 시절, 짱깸뽀 게임기계는 어린이들의 주머니를 탈탈 털어먹는 ‘사악한’ 기계였다.

짱깸뽀 기계는 주로 문구점 앞에 있었다. 문방구에 준비물을 사러 들어갔던 순한 양은, 어느새 짱깸뽀 기계 앞에 앉아 소리를 지르는 도박꾼이 돼 있었다. 짱깸뽀는 가위· 바위·보를 표현하는 비속어다. 짱깸뽀 기계에 100원을 넣고 가위· 바위·보 버튼 중 하나를 누르면 기계가 자동으로 가위·바위·보 중 하나를 내고, 이기는 쪽이 동전을 가져가게 된다.

게임을 하는 쪽이 이기면 숫자가 적힌 룰렛이 현란하게 돌아가다 멈춘다. 1부터 20까지 숫자 중에서 3이 나오면 300원, 8이 나오면 800원을 돌려받는 식이다. 최대치는 20인 2000원으로, 카지노로 치면 잭팟이다. 잭팟이 터지는 순간, 기계는 “얏삐”라는 경쾌한 소리를 내며 20개의 동전을 요란하게 토해낸다.

짱깸뽀 기계 앞에 옹기종기 모여 앉았던 초등학생들은 환호성을 지른다. 행운의 주인공은 부러움의 눈빛을 받으며 고사리 같은 양손을 모아 동전을 가득 챙겨간다. 그 하루만큼은 무엇이든 살 수 있다는 행복감에 젖어든다. 만득이·미니카·학종이 등 원하는 것을 쓸어담아도 돈이 남는다. 당시 초등학생에게 2000원의 가치는 현재 2만원 같았다.

그러나 행복은 그때뿐이었다. 2000원을 따면 5000원을 다시 탕진했다. 짱깨뽀 게임기계 앞에 쪼그려 앉은 초등학생의 모습은 강원랜드에서 하루를 보내는 어른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지금 돌이켜보면 짱깨뽀 게임기계는 고도화된 상술이었다. 카지노의 룰렛과 슬롯머신을 절묘하게 합쳐놓은 어린이판 도박이었다.

그렇다고 어른이 돼서 갱생한 것도 아니다. 20년이 넘게 지났지만 여전히 낮은 확률에 큰 행복을 건다. 주식·비트코인·부동산 투자라고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무엇이든 인생을 바꿔줄 큰 기회를 꿈꾸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과거 추억까지 야금야금 갉아먹으며 산다는 것이다.

dod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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