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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휴지통없는 깨끗한 화장실 가능해진다…돌덩이도 옮기는 단일채널펌프 개발
- 생기원, 단일채널펌프 국산화로 원가는 2~3배↓ 효율 50%↑

중심축이 치우치지 않는 설계를 통해 개발한 단일채널 펌프용 회전체.[한국생산기술연구원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최근 미국에서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화장지 사재기 현상이 발생했고, 그 여파로 하수처리 시스템이 마비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휴지를 미처 구하지 못한 소비자들이 물티슈와 주방용 휴지 등을 변기에 버리면서 하수구가 막히고, 오수가 넘치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 같은 현상의 원인은 바로 펌프에 있다. 기존 오폐수용 펌프가 휴지와 같이 물에 녹고 가벼운 물체는 옮길 수 있지만 물티슈, 위생용품과 같이 부피와 무게가 나가는 고형물은 이동 중 유로(流路)를 막아 고장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김진혁 박사 연구팀이 국내 중소기업과 함께 돌덩이같이 무겁고 부피가 큰 고형물까지 옮길 수 있는 ‘단일채널펌프’ 국산화에 성공했다고 19일 밝혔다.

국내 하수처리장에서는 양 날개 대칭구조의 회전체가 장착된 2베인펌프를 사용하고 있다. 구조가 단순해 제작이 쉽고 단가도 낮다는 장점 때문이다.

하지만 양 날개가 맞물리는 구조로 인해 확보할 수 있는 유로의 너비가 넓지 않아 고형물이 걸려 막히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사용전력 대비 낮은 효율이 문제로 지적돼왔다.

단일채널펌프는 단일 날개구조의 회전체만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유로 크기를 최대로 확보할 수 있어 크고, 단단한 고형물까지 통과시킬 수 있다. 여기에 효율은 기존 펌프 대비 50%정도 높아 경제적이다.

다만 태생적 비대칭구조에서 오는 심한진동이 걸림돌이었다. 진동이 지속되면 파이프 연결 볼트가 풀리는 심각한 하자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연구팀은 비대칭 회전체로도 중심축이 치우치지 않는 최적화 설계에 나섰고 ‘고효율 저유체유발진동 단일채널펌프 설계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회전하는 힘이 축 방향으로 가해지도록 최적의 수치를 조정한 것이 이번 기술의 핵심이다. 회전하는 비대칭 회전체와 정지돼 있는 벌류트의 상호작용에 의한 유체유발진동을 최소화한 것이다.

김진혁(왼쪽) 박사와 차미영 황해전기 상무이사가 개발된 단일채널 펌프를 확인하고 있다.[한국생산기술연구원 제공]

개발한 단일채널펌프는 현재 제주도를 테스트 베드삼아 상용화단계에 진입했다.

이번 개발품은 외산제품과 비교 동등한 성능을 구현하면서도 단가는 2~3배 낮춘 것이 특징이다. 또한 황해전기의 인프라와 제작기술 덕분에 주문과 설치까지 약 40여일이 소요되는 외산제품과 달리 일주일이면 납품까지 가능하다.

여기에 수중에서 작동하는 펌프의 상시 모니터링 시스템을 더한 사전 고장 예측 진단 기능까지 갖춰, 사후 A/S 시장의 니즈까지 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진혁 박사는 “기술적 난이도가 높은 연구였지만 많은 시행착오 끝에 최적의 설계기법을 개발했고, 황해전기의 제작기술 덕분에 제품 양산까지 가능했다”면서 “향후 효율이 높으면서도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양 날개 대칭구조의 2베인펌프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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