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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미중분쟁 격화…뉴노멀로 보고 장기전략 짜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 때리기’가 강도를 더해가고 있다. 이번주 들어 미연방퇴직저축투자위원회(FRTIB)의 45억달러에 달하는 중국 투자를 중단시키고 화웨이에 대한 제재 기간을 1년 연장하며 중국을 압박하던 트럼프는 급기야 14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선 “중국과의 모든 관계를 끊을 수도 있다”고까지 말했다. 이 정도 표현이면 ‘선전포고’와 다름없다.

코로나19로 인한 트럼프 대통령의 위기감은 점점 커지고 있다. 방역 대응 실패로 국정운영 능력을 의심받는 데다 대재앙에 가까운 경제적 타격까지 입었기 때문이다. 오는 11월 대선을 앞둔 그가 중국에서 돌파구를 찾으려는 건 이해 못할 일도 아니다.

무엇보다 코로나19는 트럼프 대통령의 최대 업적이라던 미중 간 1단계 무역협정을 거의 무용지물로 만들어버렸다. 1차 합의 내용은 중국이 2년에 걸쳐 최소한 2000억달러어치의 미국 상품과 서비스를 추가 구매하고 미국은 중국 상품에 대한 관세를 단계적으로 폐지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 수입만 늘렸을 뿐 미국산 원유와 기타 광물 연료 등은 오히려 줄었다. 경기 침체로 수요 자체가 줄어든 데다 국제 유가 하락에 맞춰 수입선을 러시아와 사우디 등으로 돌렸기 때문이다.

미국은 “재협상은 없다”며 합의 이행을 종용하지만 중국 역시 넋놓고 떠밀릴 수만은 없다. 중국도 피해는 막대하고 어떻게든 헤쳐나가야만 한다. 심지어 중국은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를 통해 “코로나19로 상황이 변했으니 미국과의 새로운 무역협정이 필요하다”고 1차 협정 무효화의 군불을 땐다. 반발 정도를 넘어 전면전도 불사하겠다는 의미다.

결국 서로의 경제 전략적 이해관계로 인해 미중 간 무역마찰은 앞으로도 상당기간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제 미중 간 무역전쟁은 뉴노멀이란 얘기다. 그건 기존 무역질서의 재편을 의미한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 중심의 공급체인에 변화가 불가피하다. 이미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 국가들이 상당부분 중국의 역할을 대체하고 있다. 우리의 대응전략도 달라져야 함은 물론이다.

한국 경제의 뼈대는 무역이다. 특히 수출이다. 우리의 대미·대중 수출 비중은 전체의 3분의 1을 넘는다. 미중 간 무역마찰의 피해를 가장 직접적이고 광범위하게 입는 구조다. 특히 전체 수출의 80%는 중간재다. 수출선 다변화와 함께 공급선 다변화도 병행돼야 한다. 중국 부품 하나 공급이 끊겨 공장을 멈춘 자동차의 사례도 있지 않은가.

모르는 일도 아니다. 노력하지 않은 것도 아니다. 하지만 이제는 성과로 말해야 할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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