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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읽기] 보수에 ‘미래’와 ‘통합’을 묻는다

‘미래’와 ‘통합’이 없는데 ‘미래통합당’란 이름이 맞을까. 대한민국에 미래와 통합이 반드시 필요하지만 보수의 대표정당에게 우리의 미래와 통합을 이끌 권리는 지금으로서는 없어 보인다.

‘정명(正名)’, 공자님 말씀이다. 제자 자로가 물었다. “정치를 한다면 무엇부터 하겠습니까?” “반드시 이름(名)을 바로 잡겠다” 공자까지 갈 것은 아니지만 미래통합당이라는 명(名)에 걸맞은 실(實)을 찾아보기 힘들다. 명실상부하지 않으니 미래통합당이란 이름은 적어도 지금은 정명이 아니다. 이런 저런 얘기 필요없이 보수가 보수답지 않기 때문이다.

잇단 패배로 보수정당은 보수보다 수구(守舊)로 국민에게 각인되는 느낌이다. 한물간 기득권 보호세력이 보수는 아니다. 품격도 보수의 몫이지만 막말 시리즈를 보면 보수정치인에게 품격 운운은 사치처럼 보인다. 총선에서 미래통합당이 궤멸적인 패배를 당했다. 이후 갑론을박 속에 혼돈 상태다. 보수가 절벽에 내몰린 상황에서 혼란은 당연하다. 혼란에 초점이 맞춰지면 통합이 아닌 봉합이 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보수의 미래를 위해 새롭게 디자인일 할 마지막 기회로 삼아야 한다.

총선 이후 많은 잡음도 있지만 잡음 속에 의미 있는 신호들도 포착된다. ‘5·8’, ‘세월호’ 막말 대표주자들이 패배했다. ‘선거의 여왕’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옥중메시지도 효과가 없었다. 우리공화당 0.74%, 친박신당 0.51%, ‘허경영 당’인 국민혁명배당금당 0.71%. 정당득표율을 보면 보수가 허경영당을 신경 안 쓴다면 ‘친박’세력과 결별을 두려할 필요가 전혀 없다. 보수의 통합은 아스팔트를 껴안는 게 아니라 길거리의 중도층을 품는 것이다. 일부지역에 후보조차 내지 못하는 정당을 보수의 대표라고 할 수는 없다.

한국갤럽이 6~7일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미래통합당의 지지율은 17%에 불과하다. 보수층의 미래통합당 지지율은 49%로 절반에 못미친다. 진보층의 65%가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하는 것과 확연히 다르다. 중도층의 지지율은 더불어민주당 44%, 미래통합당 11%다. 60대 이상에서도 민주당(41%)이 통합당(28%)을 압도하고 있다. 보수에서도 압도적 지지가 없고 중도층에서도 외면하고 있고 60대마저 고개를 돌리고 있는 상황이다. 여론조사를 보면 미래통합당이 보수의 대표정당이 되려면 지금으로는 어림없고, 누구를 쳐다봐야 하는지 명확하다.

‘반문(反文)’같은 부정적인 가치에 매몰될 게 아니라 보수는 생산적인 가치로 진보와 경쟁해야 보수의 미래가 있다. 특히 경제나 안보 같은 보수의 핵심분야에서 명확한 비전과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 군대 갔다오고 세금 잘내는 게 보수의 기본이다. ‘병역 면제자’ 당대표가 보수를 얘기하지 않도록 하자.

새들의 뼈는 속이 비어 있다. 비상이 가능한 이유다. 좌우 균형이 있어야 하늘을 날 수 있다. 진보와 보수 짝이 잘 맞아야 더 높이 날아오를 수 있다. 보수가 다시 날아오르면 모든 것을 털어내고 비워내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잘 졌다’. 싸울 만큼 싸우자. 모든 것이 허물어진 ‘그라운드 제로’. 보수의 진정한 미래와 통합의 꿈은 그곳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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