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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 설] 시대착오적 투표부정 의혹 제기한 통합당, 제정신인가

미래통합당 일각에서 4·15 총선 ‘사전투표 개표 조작’ 음모론에 동조하는 모습이 참으로 실망스럽다. 개표 조작 음모론은 일부 보수 유튜버에 의해 제기되고 있는데 낙선한 차명진 전 후보 등이 이에 가세하며 논란이 증폭되는 상황이다. 통합당은 이번 총선에서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의 모멸적 참패를 당했다. 그 원인은 너무도 자명하다. 최소한의 수권능력도, 미래비전도 보이지 못한 통합당을 믿을 수 없다는 준엄한 민심의 표출이다. 그렇다면 지금 통합당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뼈를 깎는 자성과 함께 패배의 원인을 철저히 분석하고, 미래를 다시 도모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시대착오적 음모론에 부화뇌동하고 있으니 ‘답이 없다’는 말이 하등 이상할 게 없다.

총선 이후 보수진영 사이에서 급격히 확산되고 있는 사전투표 조작은 상식적으로 봐도 논란거리가 될 수 없는 사안이다. 통합당 후보가 15일 선거 당일 투표에서는 우위를 점했지만 9, 10일 이틀간 진행된 사전 투표에서 크게 져 승패가 뒤집어진 곳이 많았다는 것이 그 골자다. 수작업으로 진행되는 사전 투표 개표 과정에서 부정이 있었을 것이란 얘기다.

하지만 20대 총선과 상황이 같아야 한다는 전제부터가 맞지 않는다. 투표율만 해도 두 배가량 차이 나고, 그 의미도 판이하게 다르다. 의혹이라며 돌아다니는 서울 종로 출마 후보자들의 사전투표 득표율도 실제와 차이가 난다. 무엇보다 음모론의 주장대로 10여군데에서 조직적인 투표 부정이 있었다면 거기에 손발을 맞춰야 하는 적지 않은 인력이 동원돼야 한다. 한데 그게 될 법이나 한 말인가. 우리의 선거 관리시스템과 능력, 그리고 국민의 수준이 투표 조작을 가능하게 할 정도로 호락호락하지 않다. 오죽하면 당내 음모론 제기 세력에 대해 이준석 최고위원이 “죽어도 정신을 못차리고 있다”고 일갈했을까.

비단 사전투표 조작 논란만이 아니다. 총선 이후 미래통합당의 행보를 보면 선거 결과만큼이나 실망의 연속이다.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을 놓고 지난 주말 내내 서로 다투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민주당도 마찬가지라지만 비례대표용 위성정당 논란도 모자라 별도 교섭단체 구성을 저울질하는 꼼수 정치의 유혹을 아직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다. 국민으로부터 그처럼 호된 회초리를 맞고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참패를 당했다지만 통합당은 100석이 넘는 의석을 확보한 거대 제1 야당이다. 야당이 건강해야 정부 여당에 대한 견제와 균형이 가능하다. 통합당의 맹성과 분발을 거듭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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