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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 LCC 판 흔든다②]멈춰선 항공기…제주항공, 이스타 인수 이중고
LCC 6곳 올해 리스료만 5251억
곳간 현금으로 부채 상환 어려워
제주항공, 이스타 인수자금 외 경영정상화 부담까지

[헤럴드경제=김성미 기자]저비용항공사(LCC)들이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사실상 전 노선이 셧다운되면서 매출 제로 상태가 이어지는 탓이다. 올해 갚아야할 부채는 눈덩이지만 곳간의 현금은 바닥이 나고 있다. 이스타항공 인수로 LCC 공룡을 노린 제주항공은 넘어야할 산이 더 높아졌다.

20일 헤럴드경제가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플라이강원 등 LCC 6곳의 리스부채를 조사한 결과 올해 갚아야할 리스료는 5251억원으로 조사됐다. LCC는 대부분의 항공기를 리스해 사용하고 있으며 1년 이하, 2년 초과~5년 이하, 5년 초과 등으로 구분해 부채 상환계획을 공시한다.

현재 코로나19 사태로 항공기의 90%가 멈춰서 있지만 올해 갚아야할 항공기 리스료만 5000억원이 넘는 실정이다. 올해 영업을 통한 수익으로 리스료를 갚을 수 없는 상황임에 따라 보유하고 있는 현금으로 부채 상환에 나서야 한다. 그러나 지난해 '노 재팬'(일본 안 가기) 운동으로 인한 적자 전환 등으로 충분한 현금성자산을 보유한 곳도 찾기 어려운 상태다.

6곳의 LCC는 지난해 공급과잉에 노 재팬 타격으로 311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에어부산은 지난해 말 현금성자산을 462억원 보유하고 있으나 올해 갚아야할 리스료는 811억원으로, 현금성자산을 훌쩍 넘어선다. 이스타항공도 마찬가지다. 이스타항공의 지난해 말 현금성자산은 100억원이지만, 올해 리스료는 784억원에 이른다.

결국 이스타항공을 인수한 제주항공은 자금 부담을 2배나 겪게 됐다. 제주항공의 지난해 말 현금성자산은 2225억원이다. 여기서 올해 리스료(1470억원)를 제외하면 755억원이 남는다. 제주항공 또한 버티기에 충분하지 않은 자금이지만 이스타항공 인수(545억원)에도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말 이스타항공 인수로 독보적인 LCC 1위로 올라선다는 전략을 세웠다. LCC 공급 과잉으로 인한 경쟁 심화로 규모의 경제 확보가 절실했던 탓이다. 다만 이렇게까지 상황이 악화될 것이라고 누구도 예견할 수 없었다. LCC 시장 재편이라는 승자로 올라서기 전 현재의 상황을 버틸 체력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의 향방도 주목된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며 에어부산 재매각 등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중복 노선 조정, 항공기 구조조정 단행 등이 불가피함에 따라 철수보단 매각에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만 해도 LCC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전략적투자자(SI)와 재무적투자자(FI)가 있었지만 현재로선 누구도 선뜻 M&A에 뛰어들 수 없다”며 “사업 시너지를 위한 LCC간 M&A도 전혀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miii0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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