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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김형오 “죄인 심정, 제 능력 모자랐다”…‘패배’ 심경 토로
김형오, 강남 선거사무소 방문
“죄책감 느낀다…심정 찢어져”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김형오 전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이 17일 "죄인 심정"이라며 "제 심정이 찢어진다"라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서울 강남구에 있는 태구민(태영호) 통합당 당선인(서울 강남갑)의 선거 사무소를 찾은 후 태 당선인의 지지자들 앞에서 "이 자리에서 죄책감을 느낀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의 목소리는 잠긴 상태였다. 4·15 총선에 앞서 통합당 공천을 책임진 김 전 위원장이 이번 패배와 관련해 공개석상에서 입장을 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 일각에서 김 전 위원장의 책임론이 불거지는 와중이다.

그는 "태 당선인은 승리했지만 (저는) 죄인된 심정으로, 무슨 말을 더하겠느냐"라며 "선거 쓰나미 속에서 태 당선인은 살아남았지만 많은 분이 그러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나라의 경제 건설을 이룬 교수와 기업인, 경제학자, 나라의 외교·안보를 위해 불철주야 수고하신 장성과 외교관분들 등, 제 능력이 모자랐다"고 언급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번 태 당선인의 승리가 북한에 울리는 경종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태 당선인을 향해 "못다 한 분들의 역할까지 해야 한다"라며 "퇴화하고 쓰러져갔지만 장미꽃은 피울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또 "제게 꿈 하나가 있다"며 "(태 당선인이) 유엔총회 무대에서 통일 문제, 북한 인권 문제를 당당히 전 세계에 말할 때가 반드시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태 당선인과 강남구민들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기력을 다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 전 위원장이 찾은 태 당선인은 이번 총선 이후 탈북민 출신으로는 첫 지역구에 당선된 '1호 인사'가 됐다. 태 당선인은 영국 주재 북한 공사 출신의 '엘리트 탈북민'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당선 직후 "대한민국은 나의 조국이며 강남은 나의 고향"이라며 "오늘 이 승리는 나의 승리가 아닌 우리 강남 구민들의 위대한 승리"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분단 70여년 역사에서 한 번도 북한 출신 의원이 지역구에 선출된 바 없는데, 저는 이게 바로 남북 간 주민들 사이에서 화해와 화합, 통일로 가는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전 8시를 기준 개표율 99.9% 상황에서 태 후보는 득표율 58.4%(6만324표)로 1위를 차지해 당선을 확정 지었다. 김성곤 민주당 후보는 39.6%(4만935표)로 뒤따랐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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