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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비즈] ‘돈 풀기’는 해야 하는데 ‘돈 뿌리기’는 안 되는 이유

코로나19가 경제를 크게 위협하고 있다. 이에 각국의 중앙은행과 정부가 ‘역대급 돈 풀기’를 과감하게 실행하고 있다. 이 분위기에 편승해 정치권에서는 ‘돈 뿌리기’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현재 시국에서 ‘돈 풀기’는 긴요하다. 그 이론적 근거를 필자의 이론인 유동자산공급 모형에 의거해 간략히 설명하고자 한다.

유동자산총액이란 한 시점에서 일반 경제주체들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통화, 요구불예금, 저축성 예금 및 각종 채권의 총액으로, 그 대종은 예금총액과 채권총액이다.

예금 보유자나 채권 보유자의 건너편에는 대출을 받거나 채권을 발행해 조달한 자금으로 생산, 투자, 소비 등에 사용했거나 할 채무자가 존재하게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유동자산총액의 크기는 한편으로는 전반적 경제활동 수준을, 다른 한편으로는 전반적 채무 부담 수준을 반영한다. 예를 들어 그 총액이 커지면 경제 운행은 활발해지고 그 이면에서 부채 규모는 확대된다.

본원화폐란 간단히 말해 중앙은행이 찍어내는 돈이다. 본원화폐총액은 중앙은행이 실제로 찍어낸 돈의 총 잔액으로, 그림에서는 수평선의 높이로 나타난다. 본원화폐소요총액은 경제가 필요로 하는 본원화폐의 양으로, 대체로 유동자산총액의 크기에 비례한다. 그림에서는 우상향 반직선이 그 소요총액선이다.

유동자산총액은 두 선의 교점에 대응하는 수준(이를테면 평상시에는 U6의 수준)에서 결정된다.

소요총액선은 그 기울기가 고정된 것이 아니어서 좌회전하기도 하고 우회전하기도 한다. 호황심리가 작용할 때에는 우회전해서 유동자산총액이 저절로 증가하게 되고, 그래서 실제로 호황이 오기도 한다. 불황심리가 작용할 때에는 좌회전해서 반대 현상이 생긴다.

이번 코로나 사태는 경제의 실물 부문과 금융 부문을 함께 강타해 공황심리를 형성시킴으로써 소요총액선을 급속히 좌회전시켰었다. 유동자산총액의 급감으로 공황이 촉발될 뻔했다.

이런 경우에 공황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될까? 그림을 유심히 보신 분들께서는 금방 답을 찾으실 수 있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본원화폐 공급을 확대해 수평선을 높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동 조치와 재정 및 금융지원 조치 등의 시행(또는 그 계획의 발표)으로 심리를 안정시킴으로써 소요총액선을 반전시키면 된다. 유동자산총액이 급감하려다가 도로 증가하게 될 것이다.

이 점에서 기발표된 한국은행의 ‘본원화폐 공급 확대’나 정부의 ‘100조원 금융 지원’과 같은 돈 풀기 조치의 기본 방향은 시기적절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듯 돈 풀기는 긴요하나 ‘재난기본소득 지급’과 같은 조치는 절대 안 된다. 포퓰리즘적 돈 뿌리기이기 때문이다. 이 문제는 다음에 논하기로 하겠다.

배선영 연세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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