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주택건설사업자들의 심리지수가 최악의 수준으로 떨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심각 단계가 계속되면서 주택사업과 분양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더 커졌다고 본 것이다. 최근 매매시장도 급격히 얼어붙어 부동산 시장 전반에 대한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

10일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에 따르면 4월 주택사업경기실사지수(HBSI)·분양경기실사지수(HSSI) 전망치가 조사 이래 역대 최저치를 나타냈다. 이는 한국주택협회와 대한주택건설협회에 소속된 500개 이상 회원사를 설문조사해 만든 지표로, 주택건설사업자가 체감한 시장 상황을 반영한다.

서울의 아파트 밀집지역 모습 [연합뉴스]

이달 HBSI 전망치는 전월보다 8.9포인트 내린 42.1을 기록, 주산연이 지수를 조사하기 시작한 2013년 12월 이래 최저치를 보였다. 그만큼 주택건설사업자들이 주택 공급시장의 불확실성과 위험이 더 커졌다고 본 것이다. 공급 정상화까지 많은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는 관측도 반영됐다.

서울의 HBSI 전망치는 이 기간 8.6포인트 내린 59.6이었다. 부산(42.8), 대구(44.7), 광주(55.1), 울산(54.5) 등 지방에서도 40~50선에 그치며 사업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낮았다. 특히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 대구의 수치는 전월대비 10포인트 빠졌다.

특히 이달 자금조달에 대한 불안감이 컸다. 자금조달 전망치는 전월보다 16.3포인트 떨어진 59.7을 기록했다. 주산연은 최근 금융기관들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로 PF대출 기준을 강화하면서 사업자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재개발과 재건축 수주 전망치도 80선 아래로 내려가 각각 76.1, 74.6을 기록했다. 전월과 비교하면 3.2포인트, 6.3포인트 내렸다.

분양경기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이달 HSSI 전망치는 전달보다 14.5포인트 하락한 52.2로, 조사가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50선을 기록했다. 지난달 HSSI 실적치는 47.3으로, 처음으로 40선까지 떨어졌다. 분양일정에 차질이 생기는 등 사업계획 전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져 분양사업 경기에 대한 침체 인식도 뚜렷해진 것으로 분석됐다.

이달 전망치는 전국 최고치인 서울(66.6)이 60선을 나타낸 가운데 대부분 지역이 30∼50선으로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분양물량 전망치(73.4)와 미분양 전망치(90.4)는 전달 대비 각각 11.3포인트, 9.6포인트 내렸다.

최근 매매시장의 상황도 녹록지 않아 시장 침체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6일 조사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 대비 0.04% 하락했다. 2주 연속 내림세를 보인 것이면서 지난주(-0.02%)보다 낙폭도 커졌다. 강남4구 아파트값은 0.18% 떨어져 지난해 3월 18일(-0.08%) 조사 이후 약 1년1개월 만에 최대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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