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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조 이사람] 법복 벗고 부동산 금융 전문가로…윤경 아하에셋 대표
IMF 시절 경매 사건 처리하며 전문성 쌓아
판사→대형로펌 변호사→자산운용사 대표로 변신
윤경 더리드 대표변호사 겸 아하에셋 자산운용사 대표.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한국의 자산운용사, 증권사, 은행은 법적 이슈가 조금이라도 걸려있는 부동산 물건을 쳐다보지를 않아요. 법률과 금융, 부동산을 결합해야 하니 진입장벽이 있죠. 그래서 직접 차려야겠구나 생각했습니다.”

최근 아하에셋 자산운용사를 세운 윤경(60·사법연수원 17기) 더리드 공동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의 말이다. 판사 시절 도산 분야 전문가로 인정받았고, 법무법인 바른 파트너로 일하다 이제 금융 전문가로 옷을 갈아 입었다. 윤 변호사가 처음 경매에 관심을 가진 시기는 IMF 사태가 터진 직후인 1998년이었다. 서울서부지법에서 부동산 경매와 가압류 가처분 전담판사를 맡았다. 경제 악화로 부동산 경매 사건이 폭증하던 때였다. 경매 물건이 얼마나 많았던지, 동료 판사 중에 한 명은 친아버지의 빌딩이 경매로 나온 것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고 도장을 찍었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그때까지 경매 사건을 처리하는 기준도 세부적이지 않은 때였다. 이러한 환경에서 다수의 실무를 경험한 것은 윤 변호사의 자산이 됐다. 사법연수원 교재 뒤에 있는 주문례는 당시 윤 변호사가 동료 판사들과 함께 정리한 것들이다. 윤 변호사의 저서인 ‘법원실무제요(강제집행)’와 ‘주석 민사집행법’은 부동산 관련 업무를 맡은 판사들의 필독서가 됐다. 대법원에서 경매분야 연구법관이 되면서 전 세계 각국의 경매 제도를 비교 연구하는 프로젝트까지 맡았다.

민사집행 분야 전문가로 인정받던 윤 변호사가 법원을 나온 것은 2010년이었다. 윤 대표는 당시 심정에 대해 “부장판사라는 지위가 남들의 생사여탈권을 갖고 있지만, 스스로 인생에 대해선 아무것도 컨트롤이 되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법복을 벗고 대형 로펌에 파트너 변호사로 합류했지만 한계가 보였다.

윤경 더리드 대표변호사 겸 아하에셋 자산운용사 대표. 이상섭 기자

“시대가 너무 빨리 변합니다. 변호사를 포함해서 의사, 변리사, 공인중개사 등 자격증 하나로 먹고 사는 시대가 끝나는 게 느껴졌습니다. 그렇다면 무엇을 해야할까. 내가 잘하는 것을 가지고 새로운 산업에 융합해야 하지 않을까 고민했죠.”

윤 변호사는 금융을 선택했다. “서울 핵심 상권에 있는 빌딩들은 아무리 돈이 많아도 개인이 경매로 덤벼들 수가 없습니다. 1000억 되는 빌딩들은 은행과 같은 대형 금융기관에서나 할 수 있겠지만, 시도하지 않죠.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경매에서 유찰 한 번 되면 20%씩 뚝뚝 떨어지죠. 150억 규모 펀드를 조성한다고 하면, 레버리지 효과를 활용해서 충분히 해볼 만 한 겁니다. 규모의 경제가 만들어지죠.”

윤 변호사는 자산운용사에 합류한 변호사들과 함께 금융 관련 자격증을 새로 취득했다. 대학 부동산학과 교수를 비롯한 외부의 유명한 경매 전문가들도 초빙했다.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자산운용사 설립 허가를 얻은 데 이어 수백억원 규모의 펀드를 만들 수 있게 됐다. 그는 “변호사들에게 더욱 많은 새로운 세상을 개척하라고 권하고 싶다”고 했다.

“금융, 부동산, 레저, 의료 등 법조인이 쭉쭉 뻗어나갈 수 있는 곳이 무궁무진 합니다. 기존 산업과 법률 지식, 새로운 산업을 융합해 블루오션을 개척해 나가는 후배 법조인들을 만나고 싶습니다.”

jin1@heraldcorp.com

윤경 변호사는 ▷사법연수원 17기 ▷서울고법 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법무법인 바른 파트너 변호사 ▷現 공동법률사무소 더리드(The Lead) 대표 변호사 겸 아하에셋 자산운용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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