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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홍석의 시선고정]정승연 후보, ‘인천 촌구석’ 비하 발언 논란… 총선 악영향 우려
지난 지방선거 때 ‘이부망천’이라는 인천 비하 발언과 다를바 없어
정승연 후보, “겸양의 덕담 차원에서 발언한 것… 깊이 사과하며 각별히 주의하겠다”
정승연 미래통합당 인천 연수갑 총선 후보

인천을 비하하는 발언이 또 다시 등장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인천 비하 발언은 이상하게도 선거 기간중에 터지고 있다. 그것도 인천을 잘 아는 공인들의 발언이기 때문에 인천시민들은 또 다시 공분하고 있다.

인천 비하 발언은 보수정당에서 계속되고 있다. 특히 제21대 총선을 며칠 앞두고 있는 시기인데가가,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는 분위기속에서 시민들에게 용기를 주기는 커녕 오히려 악화시키는 발언으로 시민들 마음만 더 무겁게 하고 있다.

인천 비하 발언은 이번 총선에 출마하는 후보자 입에서 나왔다. 인천을 ‘촌구석’이라고 표현했다. 앞서 몇년전 지방선거 당시 인천을 ‘이부망천’이라고 언급해 큰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인천을 비하시킨 발언자는 모두 국회의원과 관련된 인물들이다. 이상할 만큼 인천 비하 발언은 선거 기간중에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선거라는 가장 민감한 시기에 말이다.

미래통합당 소속으로 이번 총선에서 인천 연수갑으로 출마한 정승연 후보가 31일 인천을 ‘촌구석’으로 표현해 논란이 되고 있다.

정 후보는 이날 자신의 선거사무실에 격려차 방문한 유승민 의원에게 “존경하는 유승민 대표께서 인천 ‘촌구석’까지 와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정 후보의 발언이 논란거리로 확산되자, 정 후보는 발언 4시간여 만에 입장문을 내고 고개를 숙였다.

정 후보는 입장문을 통해 “심려를 끼쳐 드린 연수구 주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특별히 고려하지 않은 ‘인천 촌구석’이라는 언행으로 인해 상처를 받은 여러분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상기 발언은 정당 대표를 지낸 유승민 의원 방문에 ‘겸양’의 덕담 차원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옛말에도 집을 찾은 손님에게 ‘누추한 곳을 방문해 주어 감사드린다’는 식의 표현이 있듯이 제 고장을 찾아준 손님에게 건넨 미덕 차원의 인사말이었다”고 해명했다.

또 “인천은 14년을 살고 있는 저의 고향과도 같은 곳이다. 지역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연수구 주민을 위한 열정 하나만으로 선거 출마를 결심했다”며 “지역에 대한 비하 의식을 가진 사람이 어찌 지역을 대표한다며 출마할 수 있겠나. 제 진심을 오해하지 않길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정 후보는 “부주의한 발언에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린다”며 “이후 언행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이미 엎질러진 물처럼 이 파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더욱이 총선 기간 중에 발생한 ‘비하 논란’이기 때문에 상대 후보와 상대 정당들에게 책잡히는 빌미를 이미 제공했기 때문이다.

미래통합당의 한 관계자는 “정 후보의 인천 비하 발언이 이번 총선에 상당한 악영향이 될 수 있어 큰 걱정”이라며 “미래통합당 소속 인천 지역 총선 후보들에게도 같은당이라는 이유로 이번 총선에서 상당한 피해가 있을 것으로 우련된다”고 말했다.

앞서 인천의 비하 발언으로 지방선거 때 상당한 피해를 입은 사례가 있었다.

미래통합당은 자유한국당 시절인 지난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대위 대변인이던 정태옥 의원이 ‘이부망천’(이혼하면 부천 가고, 망하면 인천 간다는 의미)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바 있다.

당시 정 의원은 곧바로 대변인직을 사퇴하고 탈당했다가 복당했다. 당시의 파장으로 자유한국당은 상당한 타격을 입었고 이를 계기로 지방선거에서도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정 의원은 민선5기 송영길 인천시장 때 인천시 기획실장으로 재직해 누구보다도 인천을 잘 아는 인물이었다.

정승연 후보의 발언도 당시 정태옥 의원의 발언과 다를바 없다는 지적이다. 총선 15일 앞둔 민감한 시기에 터진 발언이기 때문에 미래통합당의 피해는 없을 수 없기 때문이다.

정 후보의 발언과 관련해 상대 정당은 이날 논평을 내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현근택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인천 ‘촌구석’ 발언은 ‘제2의 이부망천’ 발언”이라며 “지난 지방선거에서 인천시민에 남긴 큰 상처를 또다시 후벼판 것”이라고 비평했다.

현 대변인은 “시골을 낮잡는 ‘촌구석’이라는 말로 인천을 소개하는 정 후보가 인천시민을 대표하겠다”며 “나설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정 후보는 ‘겸양’의 덕담 차원에서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무의식에서 나온 겸양의 말이 자신의 출마지역을 비하하는 것이라면 더욱 문제라 생각하지 않는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정의당 김동균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어처구니없는 망언”이라며 “이부망천 사태가 얼마나 됐다고 또 다시 인천 비하인가. 이쯤 되면 통합당은 의식의 아주 깊숙한 곳에서부터 인천 지역을 낮잡아보고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2차 인천 비하 사태의 장본인인 정 후보는 즉각 사퇴하기 바라며 인천 지역에 발붙일 자격을 잃은 통합당은 인천 지역 후보 공천을 모두 철회하는 게 마땅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상대 정당의 비난은 이미 시작됐고 총선이 끝나는 날까지 정 후보의 비하 발언은 계속 도마위에 오를 것이다.

인천은 공항과 항만을 중심으로, 또한 경제자유구역 건설로 인한 동북아 경제중심도시로 급부상하고 있는 우리나라 관문이자, 경제발전을 이룩한 대표 도시인데, 아직도 인천을 비하하는 표현이 나오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시민들은 궁금할 뿐이다.

[헤럴드경제 기자 / 인천·경기서부취재본부장]

gilber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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