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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7개국 “韓 진단 키트 필요해”…외교부 “외교 고려해 우선순위 판단”
수출 요청 급증…기업에 직접 요청도
“미국ᆞUAEᆞ인니에 우선 수출 검토”
“국익과 정무적 판단도 지원에 고려”
27일 오후 인천공항에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NATO)의 C-17 글로브마스터 수송기가 루마니아로 출발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나토 수송기는 지난 25일 1차로 방호복을 싣고 루마니아로 떠났으며, 이날 2차로 방호복과 진단키트를 수송하기 위해 인천공항을 방문했다. [연합]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 속에서도 모범적인 대처로 평가받고 있는 한국에 대해 각국이 코로나19 진단 키트와 방역용품을 요청하고 있다. 117개국이 몰리며 수출 여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외교부는 TF를 구성하며 전략적 대응에 나섰다.

27일 외교부 당국자는 “각국에서 쏟아지는 요청을 종합적으로 다루기 위해 ‘코로나19 방역물품 해외 진출 지원 관계부처 TF’를 구성했다”며 “그간 일부 지적을 받았던 부처 간 협업 문제와 중국과의 진단 키트 수출 경쟁 등의 상황에서 국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수출을 추진하려 한다”고 밝혔다.

외교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우리 정부에 진단 키트를 비롯한 방역용품의 수출, 지원을 요청한 국가는 모두 117개국에 달한다. 대금을 지급하는 수출 방식을 요청한 국가가 31개국을 기록했고, 인도적 지원을 요청한 국가는 30개국, 두 방식 모두를 요청한 국가도 20개국으로 늘었다. 아예 민간 생산업체와 직접 접촉한 국가도 36개국으로 집계됐다.

TF를 주도하는 외교부는 당장 지원 여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된 진단 키트를 중심으로 국내 수급 상황에 따른 해외 지원 가능 여력을 점검하고, 지원 대상국 상황에 부합하는 지원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당국자는 “현재 코로나19 진단을 위한 검체 채취 키트는 5만여 개를 소비하고 있어 생산업체가 4월 중 증산을 계획하고 있다. 이르면 4월 중순에야 수출 여력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며 “진단 키트 역시 국내 수요를 넘어서는 여분에 대해 수출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에서 생산되는 진단 키트는 두 종류로, 별도의 기술과 장비가 필요하지 않지만 상대적으로 오진율이 높은 ‘항원-항체 검사’ 방식과 높은 진단율을 보이지만 장비가 다수 필요한 ‘중합효소 연쇄반응(PCR) 검사’ 방식이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PCR 방식을 사용하고 있지만, 방역 준비가 열악한 국가의 경우, 한국산 항체검사방식 키트를 수입하고 있는 상황이다. 당국자는 “현재 국내에서 잘 쓰이지 않는 항체검사 방식 키트는 대부분 수출돼 추가 수출 여력조차 없는 상황”이라며 “PCR 검사 키트는 330만 회분에 대해 수출 여력이 있다”고 했다.

정부는 기존에 인증을 받은 생산 업체의 증산 지원과 함께 인증을 대기 중인 업체에 대한 인증 절차를 서둘러 수출량을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한국산 키트의 경우, 검사 소요 시간이 6시간 정도로 짧고, 이미 다수의 검사 실적을 바탕으로 신뢰할 만한 데이터가 구축돼 있다”며 “경제적 실익과 정무적 고려, 우리 정부의 대외정책 기조 등을 종합 판단해 지원에 나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직접 지원을 요청한 미국에 대해 우선적으로 진단 키트를 수출하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 25일(현지시간) “미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당장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며 진단 키트 수출을 요청했지만, 아직까지 FDA의 긴급 사용 승인은 내려지지 않은 상황이다. 외교부는 “조만간 FDA의 긴급 사용 승인이 떨어지면 미국에서 상당량의 요청이 들어올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교부는 이 밖에도 한국과 각별한 외교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아랍 에미리트(UAE)와 인도네시아에 대해서도 방역용품을 우선 수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만, 늘어나는 수출 물량 탓에 국내에 사용할 진단 키트가 부족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외교부는 “국내 의료인력을 위한 수요는 보수적으로 판단해 우선 확보한 뒤 여력이 있는 생산품에 대해 수출이 이뤄질 것”이라며 “조만간 추가 사용 승인을 받는 업체가 늘어나면 생산량도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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