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4월 이사회 논의 결과 주목
석탄화력발전소 [헤럴드DB] |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글로벌 기관투자기관들이 한국전력공사가 추진중인 해외 신규 석탄화력발전 투자계획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27일 운용 자산규모(AUM) 총합 5조8600억달러(7178조원)에 이르는 16개 글로벌 기관 투자자들은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한전의 해외 석탄발전 투자 계획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성명에 참여한 기관은 글로벌 투자은행 UBS를 포함해 영국 성공회와 네덜란드 공적연금(APG), 일본 미쓰이스미모토 자산운용 등 대규모 투자 기금을 운용하는 기관들이다.
현재 한전에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이들 기관은 해외 석탄발전 금융지원 계획이 한전의 ‘저탄소 에너지 전환’에 대한 초기 성과는 물론, 기후변화에 대응하려는 국제 사회의 노력에도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한전은 그동안 화석 연료 발전과 온실가스 배출로 글로벌 투자자들로부터 비판을 받아 왔다. 실제로 글로벌 투자사들이 모여 세계 100대 온실가스 배출 기업을 뽑아 탄소 배출 감축을 압박하는 ‘기후행동 100+’(Climate Action 100+) 프로젝트의 대상 기업 중 하나다. 이번 성명서에 참여한 4곳의 투자기관들은 ‘기후행동 100+’에서 한전에 대한 기업 관여(engagement) 활동을 하고 있다.
현재 한전이 추진 중인 해외 신규 석탄발전 사업 프로젝트는 베트남 붕앙2, 인도네시아 자바 9&10, 필리핀 팡가시난 등이다. 4월로 예정된 이사회에서는 이들 해외 석탄발전 사업과 관련해 투자 논의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은 한전 등 한국 기업들이 신규 석탄 프로젝트에 지속적으로 참여하면서 위험을 자초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 시장에서는 탄소 배출은 경쟁력을 평가하는 중요한 요소로 크게 부각되고 있는 추세다. 기후변화 대응 뿐만 아니라 사업 자체의 경제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늘면서 석탄발전에 대한 투자를 철회하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점점 더 늘고 있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한전의 국내외 석탄발전 투자 결정에서 대주주인 한국 정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전세계 평균 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2°C 이하, 가능하면 1.5°C 이내로 억제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약속인 파리기후협약에 한국 정부도 비준한 바 있다.
해리 애쉬만(Harry Ashman) 영국성공회 재무위원회 기업 관여 담당 분석관은 “해외 석탄 프로젝트에 대한 한전의 지속적인 투자는 여러 국가에 배출가스와 경제적으로 위험한 기반시설 등 문제를 떠안게 한다”며 “한국은 이웃 국가들이 저탄소를 기반한 미래를 준비하도록 도울 때이며, 한전의 최대 주주로서 한국 정부는 파리기후협정에 위배되는 이러한 계획들을 면밀히 살펴보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한국 정부는 다른 OECD 국가들과 같이 기후대응 목표를 높여야 하며, 국가 전력 공급자인 한전과 함께 한국이 국제적 약속을 지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성명서는 기후변화에 관한 아시아 투자자 그룹(AIGCC)이 조직했다. AIGCC는 아시아 자산가들과 금융기관에 기후변화에 관한 위험과 저탄소 투자 기회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만들어진 조직으로, AIGCC는 아시아에서 ‘기후행동 100+’의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jin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