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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칼럼] 코로나 시국에 판치는 가짜뉴스

예전 같진 않아도 아직은 영향력 있는 미국의 포털사이트 야후. 그중에서도 인도에서 서비스 중인 ‘야후 인디아’는 현지화에 적극적인 편이다. 이를테면 국기(國技) 크리켓이 뉴스, 금융 등을 제치고 최상위 카테고리에 가장 먼저 등장한다든지 하는 식이다.

야후 인디아의 뉴스 카테고리 배치가 무척 파격적이다. 주요 서브카테고리가 무려 ‘페이크뉴스(fake news)’다. (현재는 코로나19 카테고리가 첫 번째로 나온다.) 명색이 대형 포털인데, 설마 가짜뉴스를 따로 모아 제공하는 것인가. 알고 보니 실제 정체는 의심스런 뉴스를 검증해 진위를 밝히는 코너다.

올라왔던 게시물을 좀 살펴보자. 왜소증이 있는 9살 호주 소년 쿼든 베일스는 친구들의 왕따로 인한 괴로움을 눈물로 호소하는 영상으로 세계인의 심금을 울렸는데, 최근 이 소년이 그만 목숨을 끊었다는 뉴스를 가짜로 밝혀냈다.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이슬람 사원에서 기도를 하고, 이슬람 경전 코란을 읽으면 코로나19를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는 이야기도 가짜라고 친절히 일러준다. 이 가짜뉴스를 믿을 사람이 있나 싶지만 인도 현지 유명 TV채널 영상이 붙은 채 SNS에서 여러 버전으로 유포되며 100만 건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가짜 뉴스는 세계의 골칫거리이지만 문맹률이 높고 민도가 떨어지는 인도는 문자 그대로 피를 보고 있다. 온라인에 도는 가짜뉴스를 믿고 멀쩡한 사람을 유괴범으로 몰아 집단폭행해 사망케 하는 사고가 수십건에 달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지역은 인터넷 접속 차단이라는 극약 처방까지 동원해 가짜뉴스 확산을 경계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이미 100여명의 사망자를 낸 우리나라도 여느 때보다 가짜뉴스에 휘둘리고 있다. 여당은 최근 300건에 육박하는 허위조작 정보를 확인해 경찰에 고발하거나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심의 요청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유명 미디어를 사칭해 ‘속보) 문인재 통대령, 신종 코로나 19 확진(1보)’ 따위의 글을 올린 네티즌도 해당 업체로부터 고소를 당할 처지다. ‘신천지 연예인 명단’ 같은 악질 허위정보도 논란이었다.

와중에 ‘가짜뉴스’를 정쟁과 비난의 도구로 활용하려는 불순한 움직임이 포착되는 설상가상의 전개가 있었던 게 사실이다. 여당과 야당은 서로의 지지자들과 함께 코로나를 소재로 상대 진영을 가짜뉴스 발생지로 공격하는 추태를 보였다. 의혹 제기와 비난, 비판도 가짜뉴스라며 우겼다. 웃어넘길 패러디조차 가짜뉴스 범주에 넣고 서로 비난했다.

이런 추태가 한풀 꺾인 게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이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사회적 불안과 경기침체가 상상 이상으로 심각해지자 자연스럽게 냉정을 찾은 덕이다.

지금은 국민을 죽음으로 모는 거짓 예방 정보가 담긴 가짜뉴스부터 최우선으로 가려내야 한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코로나19에 대한 잘못된 정보가 감염병처럼 퍼지는 ‘정보 감염증’ 현상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성남 은혜의강 교회는 소독을 위해 분무기로 신도들 입에 소금물을 뿌렸고, 이로 인해 교회와 연관된 확진자가 70명에 달하게 됐다. 코로나를 끼고 치를 총선이 어느덧 눈앞이다. 가짜뉴스를 못 떨친다면 야후 인디아라도 따라 해야 할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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