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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세하락? ‘잠실 엘리트’ 17억대 급매
시세대비 1억~2억원 싼 매물 속출
갈아타기·양도세 중과 유예 영향
매수자 ‘6월전 급매 더 기대’ 관망
일부선 “한두 건 거래론 판단일러”

“리센츠 33평 16억원 거래를 두고 여전히 말이 많습니다. 일부 부동산에서는 16억원 매물이 올라온 적이 없다며 가족간 거래 등 정상적인 거래가 아니라고 합니다. 그런데 어제는 트리지움 33평 로얄층이 급매로 17억2000만원에 나왔다는 중개업소의 연락이 대거 돌면서 주민들의 집값 하락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한 주민)

서울 강남권 등 일부 지역에서 시세보다 수억원 하락한 가격에 매매되는 사례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잠실 대장주로 불리는 ‘엘리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 단지 역시 직격탄을 맞았다. 호가 1억원 이상 낮춘 30평대 급매물이 17억원대에 나오면서 가격을 끌어내리는 분위기다.

이를 두고 대출규제, 자금출처 조사 등으로 강남 고가 아파트 거래가 대세 하락기에 들어선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그러나 일각에선 급매물 중심의 거래로 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 중과 면제 기한인 올 6월 말까지 벌어지는 일시적 급매 증가 현상이라는 시각도 있다.

▶갈아타기 수요에 ‘엘리트’ 급매 속출=25일 서울 송파구 인근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트리지움 전용 85㎡ 매매 물건이 시세보다 1억~2억원 정도 하락한 17억2000만원에 시장에 나왔다.

중개업자들은 이 급매물에 대해 1주택자가 다른 급매물을 사들이고 기존 아파트를 급히 처분하는 ‘선(先) 매수, 후(後) 매도’ 갈아타기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인근 공인중개사는 “고가 아파트의 대출이 막히고 자금 출처 조사까지 강화하는 등 정부 규제가 많아진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매수 문의가 크게 줄었다”며 “그렇지만 오히려 지금이 기회라고 생각해 호가가 3억원 이상 떨어진 급매를 먼저 매수하는 갈아타기 수요는 여전히 많다”고 전했다.

엘스와 리센츠 전용 85㎡도 시세에서 1억원 이상 떨어진 17억원대 급매물이 나와 있는 상황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리센츠 85㎡는 이달 6일 시세에서 3억원 이상 하락한 16억원에 매매되면서 정상 거래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었다.

인근 A공인 대표는 “리센츠 85㎡ 16억원 거래가 알려진 이후 16억원 매물이 언제 또 나오는지 문의가 많다”면서 “매수 예정자들도 6월 전까지 가격이 더 떨어진 급매가 나올 걸로 생각해 시장을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세 하락 판단 일러”=일각에서는 갈아타기 수요와 다주택자의 양도세 중과 유예 매물로 인해 벌어지는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설명이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6월 말까지 못 팔면 양도세를 많이 내야 하는 데다가 코로나19 확산으로 매수세가 끊기면서 가격이 확 떨어진 급매가 나온 것”이라며 “코로나19가 주춤하고 양도세 중과 유예 혜택이 끝나는 7월 이후에는 가격을 회복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급매물 1,2건을 두고 하락장을 논하기는 이르다고 지적한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최근 거래 자체가 안되는 상황이라 한 두 건 급매로 싸게 팔릴 수는 있다. 하지만 이 거래를 시장가격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급매 소진으로 인해 강남 3구의 하락세는 지속되는 모양새다. 25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강남구와 서초구는 지난주 -0.06%에서 금주 나란히 -0.12%로 하락폭이 각각 2배로 확대됐고, 송파구도 0.08% 떨어져 지난주(-0.06%)보다 낙폭을 키웠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실물 경기와 괴리 속에 강남 쏠림현상으로 가격이 부풀려지면 변동성이 크게 나타날 수 있다”며 “시장이 하락할 때는 강남 아파트값이 더 심하게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민상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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