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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심 거듭하는 제주항공·HDC그룹…항공사 재편 ‘난기류’
제주항공, 3월 2일 SPA 체결 여부 발표
이스타항공 자본난에 불발 가능성 대두
재무건전성 악화 아시아나도 ‘첩첩산중’
불확실성 고조…HDC 승자의 저주 우려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에 대기 중인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여객기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 정찬수 기자] 지난해 이스타항공 인수를 선언한 제주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실사를 진행 중인 HDC그룹이 난기류에 빠졌다. 코로나19로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막바지 작업마저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결국 포기?=2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오는 3월 2일 공시를 통해 이스타항공의 주식매매계약(SPA) 여부를 발표할 예정이다. 그간 매각 협상에 진전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진 데다 협상 마감시한으로 제시했던 2월을 넘기면서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시장에선 이스타항공의 자금난이 코로나19 확산 이후 더 악화하면서 제주항공의 부담을 키웠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SPA 체결을 두 차례나 미룬 제주항공의 매각 무산 가능성과 제2의 재무적투자자(FI)가 이스타항공의 새 주인이 될 것이란 예측이 제기되는 이유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이스타항공 인수는 제주항공 연간 영업이익 전망의 가장 큰 불확실성 요인”이라며 “특히 이스타항공은 2018년 감사보고서 공시 이후 영업손익에 대해 공시한 바가 없어 영향을 판단하기조차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스타항공은 정유사로부터 급유 중단 통지를 받은 데 이어 2월 임직원 급여를 40%만 지급하기로 했다.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는 지난 20일 이스타홀딩스에 매각 지연 이유와 대응 방안을 듣고자 면담을 신청했다. 체불된 임금과 매각 불발에 대한 불안감이 내부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셈이다.

업계는 제주항공이 책정한 인수 비용인 695억원을 넘어 1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더 필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3월로 넘어가면서 이스타항공이 제주항공에 부여했던 우선협상자 지위는 사라진다. 3월 이후엔 새로운 주인이 이스타항공을 품을 수 있다는 의미다.

▶‘산 넘어 산’ 속앓이하는 HDC그룹=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지난해 11월 아시아나항공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업계 최고 수준의 재무건전성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코로나19라는 악재가 상황을 반전시켰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 7조80억원, 영업손실 4274억원을 기록했다. 연결 기준 영업손실은 2013년 이후 6년 만이다. 당기순손실은 전년보다 327% 늘어난 8377억원이었다.

업계는 정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계열사 사장 및 임원 면담을 최근 중단한 것과 관련해 인수 작업 중단 가능성을 제기했다. HDC가 지주사로 전환한 2018년부터 보낸 공개 주주서한을 올해 내놓지 않은 것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실었다.

아시아나항공의 부실이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으면서 HDC그룹과 산업은행의 갈등 가능성도 제기된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이 지원한 상환을 놓고 HDC가 난색을 보이고 있어서다. 아시아나항공 구조조정 방안을 놓고 미래에셋대우와 관계 악화도 변수로 지목된다.

한국투자증권 최고운 연구원은 “2조원의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HDC그룹의 고민이 갈수록 의구심을 바뀌었다”며 “본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구조조정이 단기간에 어려운 데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경영환경이 불확실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서울 강서구 오쇠동 아시아나항공 본사에서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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