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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격 재택근무 보편화? 제조업엔 ‘꿈’
중소·중견기업들 서둘러 도입
보안우려에 외부 접속 제한
카카오톡 등은 외부망 의존
업무 공유 차질에 곳곳서 아우성
시스템 정비 갖춘 대기업들
VPN권한 부여 등 업무 원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원격근무체제로 전환한 경기도 성남시 네이버 본사에 설치된 열화상 카메라 속 로비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급속 확산으로 주요 기업들이 부랴부랴 재택근무를 도입하고 있지만 원격근무 시스템이 아직 자리잡지 못했거나 시행 경험이 적은 제조업종은 여건이 미비해 또 다른 혼란을 겪고 있다.

원격근무 시행 시 보안 솔루션 구축이 최우선 과제로 꼽히지만, 이를 미처 완비하지 못한 기업들은 외부 공격에 쉽게 뚫릴 수 있어 자료 유출 등을 우려하는 상황이다.

반대로 외부에서 사용할 수 있는 회사 프로그램의 범위를 제한한 탓에 평소보다 업무수행에 어려움이 크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주요 대기업들은 재택근무 시행을 앞두고 직원들이 자택에서 안정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시스템 정비를 사전에 진행했다.

IT기업이나 금융권은 재택근무에 필요한 시스템을 이미 갖추고 있어 큰 혼란 없이 대처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가상사설망(VPN)을 갖춘 기업들은 일부 직원에게 VPN 권한을 부여해 보안상 중요한 자료를 집에서도 공유할 수 있게 하며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고 있다. 재택근무를 할 때 시스템적 오류가 생겨도 외부 원격접속을 통해 해킹의 우려 없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 전자업계 관계자는 “집에서 접속해도 회사의 안정적인 PC 환경이 구현되기 때문에 회사에서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업무를 할 수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반면 투자 여력이 상대적으로 낮아 관련 시스템 도입을 미뤘던 중견·중소기업이나 경험이 적은 제조업은 시스템 오류와 보안 등의 문제를 걱정하고 있다.

특히 가상사설망(VPN) 구축이 부담스러운 일부 중소 제조기업들은 카카오톡이나 텔레그램, 스카이프 등 여전히 외부 프로그램에 의존해 업무를 보고 있는 실정이다.

직원 40여명을 두고 있는 한 중견기업 담당자는 “회사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데 한계가 있어서 스카이프로 회의를 했지만 이마저도 끊기는 경우가 많았다”며 “코로나 사태가 장기회될 것으로 보여 업무 공유와 회상 회의도 함께 되는 프로그램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보안이 허술한 점도 걱정거리다. 회사 측은 원격근무를 할 경우 사내 그룹웨어나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 문서자료 등이 담겨 있는 시스템을 직원들에게 열어줘야 하는데 이 경우 민감한 자료가 외부로 유출될 수 있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기업들은 여전히 외부에서 사용할 수 있는 회사 프로그램의 범위를 제한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사내 VPN을 갖추고 있어도 보안상 외부에서 회사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없어 불편함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 인트라넷이나 포털, 이메일에 접속이 되지 않아 업무 공유를 제대로 할 수 없는 사례도 목격된다.

또 다른 제조업계 관계자는 “회사의 망이 있긴 하지만 회사에서만 쓰는 프로그램, 포털, 메일 등은 접속을 할 수 없어 휴대폰으로 메일을 확인하는 정도”라면서 “재택근무로 사실상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고 전했다.

문종현 이스트 시큐리티 이사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재택근무가 늘면서 보안을 중시하는 기업의 경우 VPN구축이 시간과 비용이 드는 문제이기 때문에 VPN 확대 구축을 두고 초반에 혼선이 있었을 것”이라면서 “기업의 규모와 상황, 인력에 맞춰서 보안과 공유 편의성을 모두 고려해 적절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현일·정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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