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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헬리오·상도노빌리티 보류지 또 유찰…대출규제에 주인 못 찾아
16·17억원대 고가매물 유찰
매수자 현금마련 부담에 규제 눈치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서울 주요 지역 재건축·재개발아파트에서 나온 고가 보류지가 매각 과정에서 줄줄이 유찰사태를 맞고 있다. 보류지는 그간 신축 선호현상에 힘입어 ‘떴다’하면 팔리는 게 일반적이었지만, 정부의 대출 규제 등으로 특히 대형·고가의 인기가 시들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2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동작구 상도동 ‘e편한세상 상도노빌리티’의 보류지 전용 108㎡ 1가구(22층·최저입찰가 16억2000만원)는 지난 11~19일 세 번째 보류지 잔여분 공개 경쟁입찰 과정에서도 응찰자가 나오지 않아 유찰됐다.

보류지는 정비사업 조합이 조합원의 지분 누락이나 착오 발생, 향후 소송 등에 대비해 여분으로 남겨두는 물량을 말한다. 지난 1월 중순 함께 보류지로 나왔던 전용 59㎡ 3가구(최저 입찰가 9억6800만~10억2000만원)는 첫 매각에서 소진됐으나, 전용 108㎡만 주인을 찾지 못했다.

정부의 12·16 대책으로 15억원을 초과하는 초고가 주택에 대한 대출이 금지된 데다 현재 중개시장에 나온 같은 주택형의 매매 호가가 16억~16억2000만원에 형성돼 저렴한 매물이 아니라는 인식이 반영된 탓으로 풀이된다. 조합 관계자는 “세 번 유찰된 만큼 수의계약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25일 오후 조합사무실에서 최고가를 써내는 방식으로 입찰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전경

보류지가 나왔다 하면 ‘완판’이 이어졌던 지난해와 다른 분위기가 읽힌다. 그간 보류지는 청약통장 없이도 신축을 거머쥘 수 있는 대안으로 통했다. 서울에서는 청약 커트라인이 점점 높아지면서 고가 보류지에도 현금 부자와 청약가점이 낮은 무주택자 등이 몰려 한 번에 낙찰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가락시영아파트 재건축조합은 지난 21일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보류지 2가구의 기준가를 이전보다 3000~3500만원 낮춘 가격에 재매각을 진행했으나, 1가구는 주인을 찾지 못했다. 지난 9일 유찰됐던 전용 84㎡L(16층)은 17억5600만원에 낙찰됐지만, 84㎡A(4층·최저입찰가 17억원)에는 응찰자가 나오지 않았다.

해당 물건은 지난해 9월 매각에서 입찰이 성사됐다가 낙찰자들이 계약을 포기한 물건이다. 헬리오시티 보류지가 유찰된 것은 이달 초 매각이 처음이어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다. 앞서 조합이 지난해 7월과 9월 각각 아파트 5가구를 일괄·개별 매각 공고한 보류지는 모두 낙찰된 바 있다. 아파트보다 더 큰 할인 폭을 적용, 일괄매각 대상이었던 상가 4호는 모두 유찰됐다.

최근 두 달 사이에는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아너힐즈’(개포주공3단지 재건축), 영등포구 신길동 ‘보라매SK뷰’(신길5구역 재개발) 등의 고가 보류지도 유찰됐다. 조합은 책정된 가격에 매각하고 싶어하지만, 매수자는 현금 마련 부담에 정부 규제의 눈치를 보고 있어 이런 사례가 더 나올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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