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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래 없던’ 잠실주공5단지, 급매 열흘새 10여건 이례적 소진
강남 집값 풍향계…민감한 반응
“고가 아파트 거래 회복세”기대감
중개업소 “1주택자들 갈아타기”
일시적 사례…성급한 판단 일러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모습. [연합]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매물이 최근 10여개 거래됐다는 얘기가 주민들 사이에 돌고 있어요. 잠실 내 다른 단지들에서도 서울 고가 아파트 거래가 실종된 상황에서 잠실5단지 호가가 최근 3억원 올랐다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한 주민)

12·16 부동산대책 이후 서울 강남권 재건축의 거래가 끊겼다가 최근 송파구 대표 재건축 단지의 급매물이 단기간 내 소진된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일각에선 강남 고가 아파트 거래가 바닥을 찍고 회복세로 돌아서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지만, 거래 단지가 한곳에 불과해 일시적 현상이라는 시각도 있다.

1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전용 76㎡이 지난달 4일 18억8560만원에 실거래됐다. 이는 12·16 부동산 대책 이후 잠실5단지에서 신고된 첫 실거래다. 대책 전인 지난해 12월 12일 실거래가(21억1560만원)보다 2억3000만원 떨어진 거래다. 12·16 대책 직전 호가는 22억원이 넘었다.

이런 가운데 인근 중개업소에 따르면 최근 열흘 사이 잠실 5단지 18억5000만원~19억원대의 전용 76㎡ 급매물 10여건이 거래된 것으로 알려졌다. 주택거래 신고기한이 계약 후 2개월이어서 아직 실거래 등록은 되지 않았다.

이같은 거래 소식이 송파구 여러 커뮤니티 등을 통해 확산하면서 급매물 호가는 21억원까지 상승했다. 일부에서는 집값이 다시 회복세로 전환하는 것 아니냐며 기대하는 분위기다.

중개업자들은 1주택자들이 기존 아파트를 처분하고 호가가 3억~4억원 떨어진 급매물을 사들인 ‘갈아타기’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지역 A공인 대표는 “저가 급매물이 10건 이상 거래됐다는 소식에 18억대 급매를 찾는 문의가 많아졌다”면서 “집주인들도 급매물을 다시 거둬들였다. 저가 매물에 예약을 거는 사람들도 나타났다”고 말했다.

투자수요가 많은 잠실5단지는 강남권 아파트 시세 ‘풍향계’로 불린다. 주택시장 악재와 호재에 민감하게 반응해 집값이 가장 먼저 움직이기 때문이다. 이번 12·16 대책 초기에도 잠실5단지에서 가장 먼저 급매물이 나왔고, 이후 주변 집값이 차례로 하락한 바 있다.

지난 2018년 9·13대책 이후에도 잠실5단지 거래가 늘어나면서 송파구와 강남구, 서초구 재건축 단지에 영향을 끼쳤다. 9·13대책 발표 당시인 2018년 9월 21건이었던 잠실5단지 실거래 수는 10월 2건으로 떨어진 뒤 12월 7건으로 점차 회복하기 시작했다.

중개업계 한 관계자는 “강남권 아파트 시세를 선도하는 단지에서 급매물이 소진되기 시작했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며 “고가 아파트를 겨냥한 고강도 세금·대출 규제에 위기감을 느낀 일부 집주인이 서둘러 매각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서울 고가 아파트값의 조정 양상에서 일시적인 급매물 소진일 뿐이라는 해석도 있다. 잠실5단지 외 급매물이 거래된 다른 강남권 재건축 단지가 아직 발견되지 않아 회복세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전체 주택시장이 조정기에 진입한 만큼 일부 지역의 이례적인 사례에 집값 회복 등의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민상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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