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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 설] 판 뒤집는 ‘부티지지 열풍’ 우리는 불가능한가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밴드 시장의 돌풍이 이어지고 있다. 아이오와주 코커스에서 ‘깜짝 1위’를 차지한 부티지지는 두 번째 경선인 뉴햄프셔에서도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격차가 거의 없는 2위를 기록하면서 초반 기세를 올리고 있다.

초반 판세는 유력주자였던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몰락, 부티티지 급부상으로 요약된다. 부티지지는 미국 정치권에서 비주류로 경선 전까지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30대에 정치 경력이라고는 소도시 시장을 지낸 게 전부고, 게다가 동성결혼한 성소수자다. 특별한 경력이 없는 30대가 70대의 부통령 경력자를 초반이지만 몰락의 길로 몰아넣고 있고, 70대 상원의원과 박빙의 승부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17년 프랑스에서도 신생정당 출신의 정치초년생이라고 할 수 있는 39세 에마뉘엘 마크롱이 대통령이 돼 파란을 일으켰다.

최근 지구촌은 30대의 젊은 리더들이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임기를 시작한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는 34세로 현역 최연소 국가지도자 기록을 세웠다.

정치를 나이로 하는 건 아니라지만 첨예한 이슈에 대한 조정과 합의를 위해선 원숙함과 경험이 필요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는 정치판은 고인 물처럼 세대교체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이 40대 기수론을 내세우면서 정치판에 파란을 일으킨 게 벌써 50년이나 됐지만, 역사의 한 장면일 뿐 한국정치판의 세대교체는 남의 얘기다.

총선이 두 달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주류는 여전히 50대인 ‘86세력’들이다. 국회의원과 장관들의 평균나이는 60세 안팎이다. 여당과 제1야당 대표, 설문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대선주자 모두 60대다. 전체 유권자의 30%가 2030세대지만 국회의원 중 30대 이하는 3명에 불과한 게 현재 정치판이다.

이번 총선에서 어느정도 세대교체가 될지 모르지만, 정당들이 이벤트성으로 영입한 일부를 빼면 젊은 세대보다는 5060세대가 주류인 현 정치판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진보와 보수, 민주 대 반민주 등 진영논리에 익숙한 86세대들의 정치문법으로는 4차 혁명시대의 강을 건널 수 없다. 부티지지나 마크롱을 부러워만 할 게 아니라, 우리 정치판도 젊은 층이 파란을 일으킬 수 있는 판을 만들어줘야 하고, 과할 정도로 젊은 리더 육성에 나서야 한다. 정치권이 기득권에 안주하고 있는 한 한국의 부티지지를 볼 수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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