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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 설] 법조인 넘치고 다양성 부족 한계 드러난 여야 인재영입

4월 총선을 겨냥한 여야 정치권의 ‘인재 영입’이 당초 기대와 국민의 눈높이에는 미치지 못한 듯해 아쉬움이 크다. 더불어민주당은 핵물리학자 이경수 박사와 최기상 전 서울북부지법 부장판사를 끝으로 1차 외부 영입을 마무리했다.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태영호 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를 영입하는 등 막바지 인재 모으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명망가와 감동 스토리 위주의 영입으로 정치적 흥행에만 초점을 맞춘 ‘깜짝쇼 이벤트’ 수준이란 비판을 벗어나기는 어려워 보인다.

정치권의 인재 영입은 ‘젊은 피 수혈’ 측면에서는 일단 성공적이라 할 수 있다. 민주당은 영입 인사의 평균 연령이 45세로 20대 총선 당시의 50세보다 훨씬 젊어졌다. 한국당에 영입된 15명의 평균 연령도 45세다. 역대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정치권, 특히 국회가 ‘586’으로 통칭되는 50대 남성이 기득권을 가진 집단이란 비판을 의식한 결과일 것이다. 여성의 비중이 크게 늘어난 것도 평가할 만하다.

청년들에게 기회를 더 주고 정치판을 젊고 역동적으로 바꾸겠다는 의도는 반가우나 한계 또한 너무 극명했다. 우선 영입 인재의 정치적 역량에 대한 고려 부족이다. 민주당에 영입된 한 인사는 “정치의 ‘정’자도 모른다”고 실토했고, 또 다른 인사는 “정책적인 고민을 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민주당 영입 2호 원종건씨는 ‘미투’ 논란으로 아예 중도 낙마했다. 인간 승리의 주역으로 감동을 줄 수 있지만 정치는 현실이다. 전문 보좌진의 도움을 받는다고 하지만 이들이 국회의원이 되면 첨예한 사회적 현안에 대한 정책을 입법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다양한 계층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영입 취지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여야 가릴 것 없이 이번에도 법조인이 주류를 이루었다. 민주당은 1차 영입 인재 20명 중 법조인이 6명이다. 한국당은 여성 변호사 7명을 동시에 영입한 것이 대표적이다. 그렇지 않아도 정치권에 법조인은 차고 넘친다. 법조인 출신 국회의원은 매번 20%에 육박할 정도다.

더욱이 이번에는 판사복을 벗자마자 정치권으로 넘어와 ‘사법의 정치화’ 논란도 일었다. 이런 소동을 벌이면서까지 법조인을 무더기 영입하는 이유를 국민들은 납득하기 어렵다. 우여곡절 끝에 도입된 연동형비례대표제 취지와도 전혀 맞지 않는다.

인재 영입을 통해 국민들은 해당 정당의 정체성과 미래 비전을 읽게 된다. 선거를 앞둔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선 안 되는 이유다. 그 목적에 얼마나 부합되는 인사를 영입했는지 여야 각당은 되돌아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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