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사설] 기생충 오스카상으로 한국영화 새 지평을 열었다

결국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일을 냈다. 9일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린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한국영화 최초 아카데미상(각본상)을 수상한 것이다. 한국영화 100년사의 한 획을 긋는 일이다.

사실 영화 기생충은 칸국제영화제 작품상인 황금종려상을 시작으로 세계 영화산업의 메카인 할리우드의 골든글로브상 수상과 오스카상 예비후보에 오른 것까지 지난해부터 줄줄이 한국영화 최초의 새역사를 써 왔다. 지금까지 전 세계 50개 넘는 영화제에서 들어올린 트로피만도 60개에 육박한다. 이제 마지막 오스카상까지 거머쥐었으니 클라이막스로 이보다 좋을 수는 없다.

물론 국제상 수상이 전부는 아니다. 그것이 아카데미라 해도 마찬가지다. 최초라는 수식어는 상징 뿐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번 수상이 한국영화에 미치는 그 의미와 영향은 남다르다.

그동안 질과 양 모두에서 한국영화의 성장은 눈부셨다.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서 우수성도 인정받았다. 하지만 유독 세계 영화산업을 이끄는 할리우드는 대접이 박했다. 그런 상황에서 북미 개봉 한국영화 역대 1위, 외국어 영화 역대 8위라는 박스오피스 흥행실적을 기록했고 오스카상까지 받았다. 세계 영화의 주류에 한국영화가 들어섰고 명실상부한 ‘한국 문화의 국제적 인정’이란 명제가 완성된 셈이다. 기생충의 제작에 참여한 모든 인력들과 확고한 영화적 재능과 철학으로 이들을 톱니바퀴처럼 치밀하게 리드한 봉준호 감독의 공임은 물론이다.

세상은 ‘글로벌 대중’ 시대다. 그들에겐 장벽이 없다. ‘아미’는 한국어로 BTS의 노래를 따라 부른다. 다양성은 이제 약점이 아니다. 기생충도 거대 자본과 화려한 캐스팅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를 표방하지 않았다. 대신 전 세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빈부격차라는 현실적인 소재를 스토리의 힘과 깨알 같은 디테일로 엮어 거대한 성공을 이끌었다. “가족 희비극을 넘어 신자유주의를 비판하는 역대급 완성도의 문제적 걸작”이란 평가는 그래서 나왔다. 소재는 무한하다. 기생충으로 봉준호 감독이 콘텐츠의 힘을 보여줬다.

하지만 성과에 못지않게 과제도 생긴다. 일과성 축제로 끝나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제2, 제3의 기생충과 같은 작품이 계속 나와야 한다. 그래야 영화가 수출 문화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 맘껏 자축하되 흥분을 가라앉히고 성찰도 해야 하는 이유다.

이미 한국영화에 눈을 뜬 할리우드 큰손들이 작품 추천 요청이 눈에 뜨게 늘어났다고 하지 않는가.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